[사설] 월드컵과 함께 한 두 낭보

[사설] 월드컵과 함께 한 두 낭보

입력 2002-06-11 00:00
수정 200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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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멀리 프랑스 안시에선 한국의 장편만화 영화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는 낭보가 날아 들었다.그런가 하면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박세리 선수는 시즌 두번째로 맥도널드 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에서 미국의 베스 대니얼 선수에 역전승했다는 쾌거를 고국에 전했다.월드컵 축구에 이은 잇단 ‘감격’은 한국민으로서 자긍심을 한껏 부풀려 주었다.특히 한국 만화 영화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으로,한국의 만화 영화도 미국이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정상에 도달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에 안시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마리 이야기’는 미지(未知)의 소녀 마리와 바닷가 소년 남우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서정적인 독특한 영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만화 영화 불모지에서 고군 분투한 ‘마리 이야기’는 이성강 감독의 인간 승리이기도 하다.1967년 처음 만화 영화 ‘홍길동’을 만든 이래 뛰어난 만화 그리기 솜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작품성을 키우지 못해,만화 영화의 제작 기지에 머물러 왔던 터다.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이 감독은 1990년대 중반 만화 영화계에 투신했다.99년 안시페스티벌에 단편 영화를 출품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에 장편 영화를 처녀 출품해 대상을 차지했다.

박세리 선수의 우승도 여느 때와 달리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박 선수는 LPGA 메이저급에서만 벌써 4번째 우승이지만 맥도널드 대회는 자신이 1998년 LPGA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대회인 데다가 역전승을 따냈다는 게 국민적 자신감에 큰 보탬이 되었다.우리가 어려운 고통의 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상승의 기운을 맞고 있다는 심리적 암시를 강화시켜 주기에 충분했다.세계 정상에 우뚝 선 두 젊은이의 함박웃음이 초여름 빗속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월드컵을 응원한 ‘붉은 티셔츠’의 함성과 함께 두고두고 전국에 메아리치기를 기대한다.

2002-06-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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