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길거리 전광판’ 장외 축구팬 열광

월드컵/ ‘길거리 전광판’ 장외 축구팬 열광

입력 2002-06-03 00:00
수정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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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세네갈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밤 9시15분 서울 광화문 인근의 대형 전광판앞.

세네갈의 파프 부바 디오프가 21세기 첫 월드컵의 첫골을 터뜨리자 수많은 시민들은 일제히 환성을 터뜨렸다.

‘전광판 축구관전’이 새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야외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볼 수 있어 경기장 못지않게 현장감을 느낄수 있다.낯선 사람과 응원을 하며 환희의 순간을 나누는 ‘길거리 응원’도 묘미다.그래서 금방 국경과 피부를 뛰어넘어 하나가 된다.

이날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옆 월드컵 공원에 마련된 가로 6m,세로 4m짜리 전광판 앞에는 시민·관광객 2만여명이 몰려들었다.이들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세네갈’을 연호하며 경기장의 열기를 이어갔다.

김성수(29·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모르는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는 것이 전광판 응원의 묘미”라면서 “앞으로 모든 경기를 전광판으로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터키에서 온 후세인(25·대학생)은“세계 각국을 다녀봤지만 길거리에서 대형 TV를 보며 응원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분위기도 색다르고 사람들의 표정도 자유롭다.”며 전광판 응원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광장에 마련된 전광판 앞에는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영국에서 온 프란체스코 드 시나(26)는 “표를 구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길거리에서 이렇게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 월드컵을 즐길 줄 미처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광판 관전의 1번지는 광화문 일대.이 곳에서는 한국팀의 평가전 등 주요 경기가 열릴 때마다 4000여명의 시민과 응원단이 경기를 지켜보며 길거리 응원을 펼친다.

길거리 응원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자 월드컵조직위원회에는 전광판 중계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월드컵 개막 이후 학교나 기업 등에서 전광판이나 멀티비전을 설치해 경기를 중계하고 싶은데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오는 전화가 하루 평균 50여통씩 걸려 온다.”고 말했다.집에서 가족끼리 경기를 보는 것보다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들끼리 모여 월드컵을 즐기고싶은 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서울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볼 수 있는 곳은 상암동 월드컵공원,대학로 마로니에공원,한강시민공원 LG야외무대,광화문 일대 등 10여곳에 이른다.

전광판 중계에 따른 FIFA측의 까다로운 허가 기준과 비싼 중계료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FIFA측은 전광판이 설치된 장소에서는 공식 후원업체의 물건만 판매하는 등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중계 허가를 내주고 있다.

이와 관련,서울시 월드컵문화사업추진단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상암동 전광판중계만 무료이고 나머지 장소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중계료 문제 때문에 전광판 응원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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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 하승희기자 koohy@
2002-06-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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