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 펴낸 조경란

세번째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 펴낸 조경란

입력 2002-05-14 00:00
수정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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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을 탈고하고 나자 그간 정리하지 못한 서랍을 날을 정해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데뷔 7년째를 맞은 조경란(33)이 세 번째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이번 작품집은 자전 소설인 표제작 때문에 혹시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들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걱정이 된단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질문이 두 가지 있어요.하나는 ‘행복하냐?’이고 다른 하나는 ‘왜 쓰느냐?’이에요.그런 질문에는 도무지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구요.”그와 비슷한 경우가 “문학은 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라고 말하면서 나름대로 비유적으로 대답했다.“바다 저 편에가고 싶은 섬과 바위가 있는데 육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가가서 바라보는 것,직접 밟아보는 것은 서로 크게 다를수밖에 없지요.나는 아직 육지에서 바라보고 있지요.”

표제작을 포함해 ‘동시에’‘마리의 집’‘나는 마을의이발사’ 등 7편이 실렸다.

이번 작품들에서 작가가 고민하는 주제들은 결핍으로 말미암은 심리적 결격이든,상실과그것에서 빚어진 분노에의한 자살과 죽음이든,오늘의 우리가 겪고 보고 느껴야 하는 부정적 심리 현상들이다.작가가 작품들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같은 병적인 상황과 그 상황에 묻혀 병에걸린 사람들의 자학적인 정황들이다.책에 실린 7편은 그런 병리적 상황에 대한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조경란은 단편을 많이 쓰는 작가이다.“시를 공부해서인지 소설 가운데 시에 가장 인접한 장르인 단편을 자꾸 쓰게 돼요.”

그렇다고 그녀가 장편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지난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된 뒤 같은 해 장편 ‘식빵 굽는 시간’으로 제1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이어 장편 ‘가족의 기원’‘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도 펴냈다.

올들어 그는 지난 1월 전당포 남자 이야기를 다룬 ‘좁은 문’을 쓴 뒤로 아직 한 편도 쓰지 않고 있다.“소설을쓸 때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소재를 애써 찾고 둘러보고하는 게 저에게는 좋지 않더군요.보고 듣고 만나고 경험해서 어느날 찾아올 때 생각을 집중해 쓰는 게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라고요.”

부모와 딸만 셋인 다섯 가족의 장녀인 조경란은 자신만의 공간인 옥탑방에서 자정 무렵부터 아침 6시까지 글을 쓴다.글이 써지지 않으면 독서를 하거나 비디오를 본다.여행도 좋아해 시원한 바닷가가 펼쳐진 동해안을 자주 찾는다.”혼자 쉬러 가는 거지요.작가는 생각할 시간이 많아야 해요.숙소에서 밥먹고 바다를 보며 구상하고 잠자고 하는 게 전부예요.”

지난 1월 요가를 시작했다.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고 정신수양을 하기 위해서란다.

프랑스의 문학 평론가 사르트르는 “작가는 독자와 공모관계에 있다.”고 말했다.이는 작가와 독자가 어떤 식으로든 의사를 소통하게 돼 있다는 뜻이다.그동안 독자들에게반향을 일으켰고 또 그런 독자들에게 응답하는 함의 있는소설을 쓰고자 노력한 작가 가운데 하나가 조경란이라면 틀린 말일까?

유상덕기자 youni@
2002-05-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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