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반어법

[2002 길섶에서] 반어법

이상일 기자 기자
입력 2002-05-02 00:00
수정 200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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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중학생들 사이에서는 ‘반어법(反語法)’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예컨대 “이것 아주 맛있어요.반어법이에요.” “기분좋아요.반어법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툭하면 자신이 방금 한 말 끝에 ‘반어법이다’라고 덧붙여 그 의미를 뒤집어버리는 것이다.맛이 없다는 사실이나 기분 나쁨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는기법이 바로 반어법이다. 왜 반어법이 즐겨 사용되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이 다양한 화법을 체득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단지 일시적인 유행일 수도 있다.

따져보면 이런 아이들의 말투는 색다른 어감을 준다.‘반어법’은 원래 “이것,아­주­ 좋군요…?”라고 빈정대는 투로 말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나타낸다.대화에서 말의 상반된 뜻은 감춰져 있지만 감지되기 마련이다.아이들은 “반어법이에요”라고 덧붙임으로써 자신의 말이 속뜻과 다르다고 명확히 알려주는,사실상의 직설 어법인 셈이다.아이들의 반어법은 속뜻과 겉뜻이 다른 이중(二重)어법보다는 듣기에 따라서는 더 좋은 것 같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2-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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