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훈 의원 이런 회견 왜 했나

[사설] 설훈 의원 이런 회견 왜 했나

입력 2002-04-26 00:00
수정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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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설훈 의원의 25일 기자회견은 ‘진실 확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설 의원은 지난 19일 “최규선씨가 지난해 12월 윤여준 한나라당 의원에게 당시 이회창 총재에게 전해 달라며 현금 2억 5000만원을 전달했다.”,“최씨와 윤 의원간의 대화내용이 녹음된 테이프를 최씨의 측근이 보관 중이며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설 의원의 발언은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국민들은 즉각 설 의원에게 증거의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설 의원이 이날 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국민들의 의문을 풀어주기에는 크게 미흡했다.그는 테이프를 갖고 있는사람이 최씨의 측근이며, 최씨가 사실을 밝히려 하지 않아공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테이프를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녹음하게 된 경위,테이프의 존재를 설 의원에게 알린 ‘신뢰할 만한 제보자’는 누구인지,증인은 누구인지를 그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설 의원은 또 “검찰이 수사하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해검찰이 진실 규명에 나서줄 것을 희망했다.그의 희망과 상관없이 어차피 검찰이 수사에 나서겠지만 그는 자신이 져야할 진실 규명의 책임을 최규선씨와 검찰로 슬쩍 떠 넘긴 셈이다.그러나 폭로를 한 것은 설 의원이며,증거를 제시해야할 책임도 설 의원이 져야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

그러면서 폭로내용에 대한 심증과 확신을 갖고 있으며 “(야당의) 공세가 하루 아침에 눈물로 바뀔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공세가 눈물로 바뀌는 것은 진실이 밝혀진 다음의 일이다.그는 또 증거 없는 폭로를 감행해 일대 혼란을야기한 데 대해 경솔했다고 인정하면서도,확신을 앞세워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거듭 말하거니와설 의원은 우선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여하튼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야당쪽이 설 의원을 고소했을 뿐 아니라 설 의원도 검찰이 진실을 밝혀 달라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최규선 게이트를 처음 폭로한 천호영씨는 물론 최규선씨도 주요 인사들과의 대화를 녹음해 둔테이프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신속하게 설 의원이 지목하고 있는 테이프는 물론 최씨의 녹음 테이프를모두 확보해 비리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하며,여야는 그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02-04-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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