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시에 퇴근한다.일을 끝내고 집에 가기 위해 서울시청 지하철역 창구에 대고 난 항상 말한다.“900원짜리 두장 주세요.”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가격을 말하는 나의 버릇은 거주지인 인천에서 지하철을 탈 때 “시청역 하나요.
”라고 말하면 목적지인 서울시청역이 아니라 600원짜리 인천시청역 표를 주는 데서 비롯됐다.거의 6개월 동안 매일같은 시간,같은 역,같은 창구에 대고 900원짜리 2장을 외쳤다.그런데 어느날 돈을 내밀며 이같이 외치려는 순간 창구아저씨가 900원짜리 표 2장을 먼저 건네주었다.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깜짝 놀라는 나와 친구를 바라보았다.그 후론매일 밤 퇴근하는 길이 즐거웠다.우리를 기억해주고 피곤할텐데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아저씨를 볼 수 있으므로.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버스를 이용해 집에 갔다가 다시 시청역을찾았을 때는 다른 아저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내심 섭섭했지만 다른 전철역에서 친절하게 미소를 짓고 있을 창구아저씨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미소를 짓곤 한다.
김수연 [인천시 서구 가정2동]
”라고 말하면 목적지인 서울시청역이 아니라 600원짜리 인천시청역 표를 주는 데서 비롯됐다.거의 6개월 동안 매일같은 시간,같은 역,같은 창구에 대고 900원짜리 2장을 외쳤다.그런데 어느날 돈을 내밀며 이같이 외치려는 순간 창구아저씨가 900원짜리 표 2장을 먼저 건네주었다.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깜짝 놀라는 나와 친구를 바라보았다.그 후론매일 밤 퇴근하는 길이 즐거웠다.우리를 기억해주고 피곤할텐데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아저씨를 볼 수 있으므로.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버스를 이용해 집에 갔다가 다시 시청역을찾았을 때는 다른 아저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내심 섭섭했지만 다른 전철역에서 친절하게 미소를 짓고 있을 창구아저씨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미소를 짓곤 한다.
김수연 [인천시 서구 가정2동]
2002-04-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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