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동해 바다로.삼등삼등 완행열차,기차를 타고…” 서민의 꿈을 절규식으로 토로한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삼등열차’를 타고 가잔다.그 삼등열차가 은퇴를앞두고 있다.더 이상 ‘고래사냥’을 떠날 사람들이 없음인가? 철도청은 서민의 애환을 싣고 달리던 통일호를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는 2004년 4월까지 단계적으로 퇴출할예정이다.
전성기이던 1970년대에는 700량까지 운행되던 통일호가그동안 실어나른 승객은 약 5억명.그러던 것이 지금은 통학생과 시골 장꾼들을 위한 구간열차로 운행되고 있으나시대의 변천에 따라 퇴장의 운명을 맞은 것이다.
1899년 9월18일 노량진∼제물포간 열차가 개통된 후 최초로 열차에 이름이 붙은 것은 1906년 4월 서대문(서울)∼초량(부산)을 운행하는 융희(隆熙)호였다.순종황제의 연호에서 딴 ‘융희호’는 해방 이듬해에 ‘해방자호’로 바뀌고,1955년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 구호에 맞춰 ‘통일호’로 바뀌었다.
우리나라 열차명은 각 시대마다 통치자의 국정지표를 담은 구호가 반영됐다.이에 따라열차명도 ‘태극호’ ‘풍년호’ ‘비둘기호’ ‘맹호호’ ‘청룡호’ ‘새마을호’ 등 각 시대마다 새로운 이름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곤 했다.
한국 현대사가 파란만장했듯이 ‘통일호’의 운명도 기구해 1960년 ‘무궁화호’가 등장해 2등열차로 강등되고 5·16 구데타 후에는 군사정부 구호인 ‘재건호’에 밀리다가 1977년 전국의 열차 명칭을 3등급으로 통일함에 따라 ‘새마을호‘ ‘무궁화호’에 이어 영원한 3등열차가 됐다.
‘통일호’ 퇴출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통일이 새마을보다 하위개념인가”라고 묻는다.철도청도 이 문제로고심한 일이 있다.2000년 1월,새 천년의 원년이자 철도 100주년을 맞아 ‘새마을호’를 대체할 명칭을 공모했던 것이다.이 때 응모된 이름들에는 ‘새천년’ ‘백두산’ ‘밀레니엄’ ‘한빛’ 등이 있었으나 논의 끝에 새마을호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국민 다수가 친숙하게 느끼면서 외래어 표기가 쉬워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때 새마을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이름이 없었다고 한다.기왕 그렇다면 통일후 남북을관통하는 열차나 복원될 경원선을 통일호라고 미리 명명해 놓으면 어떨까.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전성기이던 1970년대에는 700량까지 운행되던 통일호가그동안 실어나른 승객은 약 5억명.그러던 것이 지금은 통학생과 시골 장꾼들을 위한 구간열차로 운행되고 있으나시대의 변천에 따라 퇴장의 운명을 맞은 것이다.
1899년 9월18일 노량진∼제물포간 열차가 개통된 후 최초로 열차에 이름이 붙은 것은 1906년 4월 서대문(서울)∼초량(부산)을 운행하는 융희(隆熙)호였다.순종황제의 연호에서 딴 ‘융희호’는 해방 이듬해에 ‘해방자호’로 바뀌고,1955년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 구호에 맞춰 ‘통일호’로 바뀌었다.
우리나라 열차명은 각 시대마다 통치자의 국정지표를 담은 구호가 반영됐다.이에 따라열차명도 ‘태극호’ ‘풍년호’ ‘비둘기호’ ‘맹호호’ ‘청룡호’ ‘새마을호’ 등 각 시대마다 새로운 이름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곤 했다.
한국 현대사가 파란만장했듯이 ‘통일호’의 운명도 기구해 1960년 ‘무궁화호’가 등장해 2등열차로 강등되고 5·16 구데타 후에는 군사정부 구호인 ‘재건호’에 밀리다가 1977년 전국의 열차 명칭을 3등급으로 통일함에 따라 ‘새마을호‘ ‘무궁화호’에 이어 영원한 3등열차가 됐다.
‘통일호’ 퇴출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통일이 새마을보다 하위개념인가”라고 묻는다.철도청도 이 문제로고심한 일이 있다.2000년 1월,새 천년의 원년이자 철도 100주년을 맞아 ‘새마을호’를 대체할 명칭을 공모했던 것이다.이 때 응모된 이름들에는 ‘새천년’ ‘백두산’ ‘밀레니엄’ ‘한빛’ 등이 있었으나 논의 끝에 새마을호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국민 다수가 친숙하게 느끼면서 외래어 표기가 쉬워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때 새마을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이름이 없었다고 한다.기왕 그렇다면 통일후 남북을관통하는 열차나 복원될 경원선을 통일호라고 미리 명명해 놓으면 어떨까.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2002-0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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