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 피살 사건’의 은폐·조작 경위가 검찰 수사를통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경찰의 수사중단 경위는 법원이 검찰의 판단을 인정,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무영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의 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일단락됐다.
[87년 은폐·조작 전말] 지난달 14일 김씨의 남편 윤태식씨를 구속기소하면서 87년 사건 발생 당시 은폐·조작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당시 안기부장이던 장세동씨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련자를 소환조사,사실상 안기부최고위층의 주도로 사건이 은폐·조작됐다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출두키로 한 장씨가 어떤 진술을 할지 알 수 없지만5공 당시의 국정 운영 형태를 감안하면 사건전모를 보고받은 장씨에 의해 사건이 은폐조작되고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무부의 협조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싱가포르 주재대사였던 이모씨가 본국에 윤씨의 ‘자진월북 기도 가능성’을 보고하면서 현지에서의 윤씨 기자회견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외무부 아주국장이던 권모씨는 이를 묵살한 채 ‘기자회견을 강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안기부와 외무부 상층부간에 모종의 ‘양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무영씨에 대한 영장발부 배경] 법원은 이 전 청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며검찰의 손을 들어줬다.당사자들의 진술 외에 물증은 없지만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첨부한 A4용지 4장 분량의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서’에서 국정원의 사건은폐와 경찰의 수사중단을 ‘국가기관으로서의 고유권한을 포기한 중대한 국기문란사건’으로 규정했다.또이같은 행위가 국가의 인권중시 정책에 전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국가기관에의한 조직적인 살인범죄 은폐행위에 대해 엄정 처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구속집행 이모저모.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무영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 전 국정원대공수사국장은 10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는 경찰과 국정원 직원들이 모여 구치소로 호송되는 이들의 모습을 안타까운표정으로 지켜봤다.
■이 전 청장은 구속집행되는 순간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그는 취재진들에게 “법적소송을 통해 기필코진상을 밝히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일부 전·현직 경찰관들은 “힘내세요” “조금만 참으세요”라며 이 전 청장을 격려하기도 했다.이 전 청장보다 10여분 먼저 호송된김 전 국장은 체념한 표정으로 “조직을 위해 일하다 보니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지법 영장전담 한주한(韓周翰)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청장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직자로서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해 분개한다”고 항변했다.
■구속영장에는 지난해 경찰의 수사중단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경찰과 국정원 모두 홍콩 주재관의 보고를통해 사건을 인지했으며, 국정원은 보고를 통해사건의 은폐 내막을 알게 된 고 엄익준 2차장 주도로 ‘은폐 고수’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청장은 지난해 2월 15일 엄 차장의 지시로 방문한김 전 국장으로부터 사건 내막을 전해듣고 “국정원의 방침은 무엇이냐”고 물은 뒤 김 전 국장이 “계속 덮는 것”이라고 대답하자 사건을 수사개시 18일만에 중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전 청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가 권력기관간 ‘파워 게임’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취재진을 상대로 “평가가 어떠하냐”며 경찰의 반응을 캐묻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이 수지김 사건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거짓말이라는 것을 밝힐 증거가 있다”고 말해 ‘비장의 카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홍환 조현석 이동미기자 stinger@.
지난해 경찰의 수사중단 경위는 법원이 검찰의 판단을 인정,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무영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의 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일단락됐다.
[87년 은폐·조작 전말] 지난달 14일 김씨의 남편 윤태식씨를 구속기소하면서 87년 사건 발생 당시 은폐·조작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당시 안기부장이던 장세동씨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련자를 소환조사,사실상 안기부최고위층의 주도로 사건이 은폐·조작됐다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출두키로 한 장씨가 어떤 진술을 할지 알 수 없지만5공 당시의 국정 운영 형태를 감안하면 사건전모를 보고받은 장씨에 의해 사건이 은폐조작되고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무부의 협조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싱가포르 주재대사였던 이모씨가 본국에 윤씨의 ‘자진월북 기도 가능성’을 보고하면서 현지에서의 윤씨 기자회견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외무부 아주국장이던 권모씨는 이를 묵살한 채 ‘기자회견을 강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안기부와 외무부 상층부간에 모종의 ‘양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무영씨에 대한 영장발부 배경] 법원은 이 전 청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며검찰의 손을 들어줬다.당사자들의 진술 외에 물증은 없지만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첨부한 A4용지 4장 분량의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서’에서 국정원의 사건은폐와 경찰의 수사중단을 ‘국가기관으로서의 고유권한을 포기한 중대한 국기문란사건’으로 규정했다.또이같은 행위가 국가의 인권중시 정책에 전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국가기관에의한 조직적인 살인범죄 은폐행위에 대해 엄정 처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구속집행 이모저모.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무영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 전 국정원대공수사국장은 10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는 경찰과 국정원 직원들이 모여 구치소로 호송되는 이들의 모습을 안타까운표정으로 지켜봤다.
■이 전 청장은 구속집행되는 순간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그는 취재진들에게 “법적소송을 통해 기필코진상을 밝히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일부 전·현직 경찰관들은 “힘내세요” “조금만 참으세요”라며 이 전 청장을 격려하기도 했다.이 전 청장보다 10여분 먼저 호송된김 전 국장은 체념한 표정으로 “조직을 위해 일하다 보니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지법 영장전담 한주한(韓周翰)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청장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직자로서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해 분개한다”고 항변했다.
■구속영장에는 지난해 경찰의 수사중단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경찰과 국정원 모두 홍콩 주재관의 보고를통해 사건을 인지했으며, 국정원은 보고를 통해사건의 은폐 내막을 알게 된 고 엄익준 2차장 주도로 ‘은폐 고수’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청장은 지난해 2월 15일 엄 차장의 지시로 방문한김 전 국장으로부터 사건 내막을 전해듣고 “국정원의 방침은 무엇이냐”고 물은 뒤 김 전 국장이 “계속 덮는 것”이라고 대답하자 사건을 수사개시 18일만에 중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전 청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가 권력기관간 ‘파워 게임’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취재진을 상대로 “평가가 어떠하냐”며 경찰의 반응을 캐묻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이 수지김 사건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거짓말이라는 것을 밝힐 증거가 있다”고 말해 ‘비장의 카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홍환 조현석 이동미기자 stinger@.
2001-12-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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