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입시제도 虛와 實/ (상)수능 난이도 이대론 안된다

새 대입시제도 虛와 實/ (상)수능 난이도 이대론 안된다

박홍기 기자 기자
입력 2001-12-04 00:00
수정 200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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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은 2002 새 대입제도는 성적 위주의 획일화된 전형에서 벗어난 다양한 소질과 전형을 반영하는 21세기형 제도라고 내세웠다.하지만 그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첫해부터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와 1·2학기 수시 모집 등으로 수험생과 학부모,교사들에게 혼선과 어려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이에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점검하고 전문가등의 의견을 들어 보완책을 제시하는 시리즈를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교육부가 입시 전에 한 얘기와 너무 틀리지 않느냐.조금어렵다고 해놓고 결과가 이게 뭐냐.”(서울 K고 3년 정모군) “수능점수가 엄청나게 떨어졌는데 총점 분포까지 공개하지 않아 무엇을 기준으로 지원할지 막막하다.”(학부모 최모씨·46·서울 송파구 석촌동) “수험생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난이도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서울 B고 3학년 김모 교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공개되자 다시 난이도 조정실패에 대한 원망과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수능시험 출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공개한 수능 성적은 수능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동)이 예고했던 ‘16∼37점 하락’의 범위를 크게벗어났다.‘들쭉날쭉 수능’‘널뛰기 수능’이란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평가원측의 무리수] 94학년도 수능시험이 처음 도입된 이래 난이도는 해마다 오르락 내리락했다.3월이면 평가원에서 난이도를 예고했지만 97학년도와 2000학년도를 제외하고는 번번이 빗나갔다.

물론 해마다 수험생의 학력 수준이 다른 상황에서 난이도를 적정선에서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하지만 올해의 난이도 조정 실패는 평가원 책임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 원장은 지난 3월 이후 “84.2점이었던 수험생 상위 50%의 평균을 2000학년도 수준인 77.5±2.5점으로 낮추겠다”고 거듭 밝혔다.이를 위해 평가원은 2000학년도 수능출제위원장을 올해 출제위원장으로 다시 위촉했다.

하지만 이는 영역별 수능 성적의 비중을 높이고 총점을 내지 않는 올해 수능 체제를 무시한 ‘예고’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에는 대학에서 총점이아닌 영역별성적을 따지는 만큼 총점 평균이 아닌 영역별 평균을 제시했어야 맞다”고 말했다.

[출제 체제의 원시성] 평가원은 현재 질좋은 문제를 개발·연구하고 적정 난이도를 유지할 수 있는 출제관련 상설기구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김 원장도 “현 대입 체제 및 출제방식으로는 난이도 조절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출제본부가 수능시험 1개월 전에 차려지는 것도 문제다.우수한 출제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과교육 전공 교수로 인력풀을 구성해야 한다.

더욱이 출제 위원은 거의 교수들로 채워진다.올해에는 수험생들의 학력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고교 교사는사회탐구·과학탐구·제2외국어 영역에만 10명이 참가했을뿐이다.

출제위원이었던 한 교수는 “출제위원들이 20여일간 외부와 단절된 채 합숙하며 출제한다고 하지만 기출문제를 골라내는데에만 많은 시간을 소비해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는 시간은 7일 밖에 안된다”면서 “더욱이 출제위원들이 지난해 문제를 의식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려 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려대 박도순 사범대학장은 “해마다 출제위원들이 바뀌어 수험생들의 학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점이 목표 난이도와 실제 난이도가 빗나가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홍기 최병규기자 hkpark@.
2001-12-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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