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치구도 장기화 가능성-탈레반측 공세 거세질듯

남북 대치구도 장기화 가능성-탈레반측 공세 거세질듯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2001-11-15 00:00
수정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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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반군 북부동맹에 함락되는 등북부동맹의 군사적 승리가 이어지면서 아프간 북부는 북부동맹이,남부는 탈레반이 각각 지배하는 ‘남·북 분단구도’가 고착·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전황은 반군이 탈레반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반대로 탈레반이 반군을 공격하는 쪽으로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은 과거 옛 소련군에 맞설 때 썼던 소규모 유격전 방식을 다시 동원하겠지만 많은 국토를 뺏긴데 따라 탈레반측 공세는 매우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소수민족인 북부동맹측에 권력을 빼앗긴 다수민족 파슈툰족의 울분이 북부동맹에 대한 저항을 구심점으로 모아질수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파슈툰족은 인구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주 탈레반이 북부동맹측에 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파키스탄에 거주하는 파슈툰족 1만1,300여명이 위기에 빠진 탈레반을 돕기 위해 국경을 넘어 아프간에 들어가기도 했다.

북부동맹 군인들이 카불 등 새로 점령한 곳에서 탈레반병사를 즉결처분하는 등 보복전도 벌어지고 있어 파슈툰족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도 19일자 최신호에서 북부동맹의 승리가 오히려 종족분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아프간 분쟁의 역사는 16세기 파슈툰족의 내부 갈등에서부터 시작,최근에는 파슈툰족과 타지크와 우즈베크,하자라 등 소수민족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뿌리깊고 다양한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대 격전이 펼쳐질 남부지역에는 반(反) 탈레반 세력이없어 미국 등의 지상군을 대신할 세력이 사실상 전무한 것도 미국의 고민이다.타지크와 우즈벡인 등이 많이 사는 카불 북쪽과 달리 남쪽은 파슈툰족의 거주지이다.

미군이 지상군을 조기에 투입한다고 해도 이미 겨울로 들어서 제대로 된 작전을 펴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를벌인 경험이 있는 러시아 장군들의 말을 인용,“카불 점령이 곧 반군측의 신속한 승리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이제 본격적 유격전이 시작될 것”이라고전망했다.

북부동맹이 남부지역에서 최후의 항전을 펼칠 탈레반을이른 시일 안에 제압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북부동맹이카불 등 점령지를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느냐와 파슈툰족의 탈레반 지지 여부,그리고 미국의 군사적 선택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영우기자 anselmus@
2001-11-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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