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라면 불려먹기

2001 길섶에서/ 라면 불려먹기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2001-11-02 00:00
수정 2001-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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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LA 올림픽에서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 김원기 선수(당시 22세)가 금메달을 땄다.‘대타(代打)’로 출전한 김 선수지만 맹훈에 맹훈을 거듭해 LA 올림픽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해 그해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국민들을 열광시켰다.김 선수 고향인 전남 함평으로 기자들이 달려갔을 때 가족들의 이야기 한토막.“좋아하는 돼지고기한번 못 사먹였습니다.하루는 라면 4개를 삶더니 안 먹고기다리더군요.불어나야 더 배부르다면서.” 금메달과 불은라면은 요즘 표현으로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얼마전 한 방송 프로에 ‘노르웨이의 라면왕’ 이철호씨(65)가 등장했다.한국전쟁 때 부상당해 치료차 노르웨이로건너간 전쟁고아 이씨는 배고프던 시절 유효기간이 지난빵을 불려 먹던 습관 탓에 노르웨이 라면 시장의 80%를 장악한 요즘도 라면을 불려서 먹는단다.

찬 바람이 불면 이웃돕기가 시작된다.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이마저 충분치 못한 이웃들이 적지 않다.이들을 조금만 더 부축해준다면 언젠가 이들은 더 많은 ‘성공이야기’,더 많은 감동을 선사해줄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2001-11-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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