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하이닉스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입력 2001-11-01 00:00
수정 200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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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의 정상화 방안이 진통끝에 31일 확정됐지만 언제 또 터질 지 모르는 미봉책이라는 우려가 높다.당장 발등에 떨어진 유동성 위기만 간신히 모면했을 뿐,위기재연의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신규지원 3,500억원 ‘펑크’]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매수청구권 대신 내놓은 ‘부채탕감-출자전환’ 카드는 그동안 하이닉스 지원을 찬성해왔던 은행에게는 채권매수 재원마련 부담을,반대 은행에게는 신규지원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에서 절묘하다.그러나 문제는 부채탕감을 선택한 8개은행들의 신규지원 몫을 어떻게 분담할 것이냐에 있었다.

신규지원에 나서기로 한 한빛·조흥·씨티은행 등은 당초할당된 총 6,500억원 외에 추가적인 부담은 있을 수 없다며 펄쩍 뛰었다.결국 추가할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채권단은 부족분을 메워넣지 않기로 했다.

[외환,“채무면제이익으로 부족분 벌충”] 대신 이자감면폭을 더 늘렸다.평균 연 12∼13%인 기존 채권에 대해서는이자를 6.5%로 낮춰주기로 했으나 한단계 더 낮춰 6%로,신규지원 금리는 당초 7.5%에서 7%로 더 내리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 2,000억원의 이자감면 이익이 생긴다. 여기에 부채탕감으로 인한 2,000억원의 이자면제 이익을 합하면 총 4,000억원의 여유가 생긴다고 외환측은 설명했다.

이것으로 신규지원 부족분 4,000억원을 벌충한다는 게 채권단의 계산이다.

[아슬아슬한 꿰맞추기]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추가하락이나 경기회복 지연 등의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경우 이를 흡수할 범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 부행장은 “하이닉스가 추가적인자구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반박하지만 언제 얼마까지 가능할 지는 불투명하다.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오는 8일로 예정된 해외채권단의 추가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막는 효과는있겠지만 이번 지원안 역시 아랫돌 뽑아 윗돌 막는 식의응급처방 되풀이”라고 꼬집었다.내년으로 미룬 5,000억원 유상증자가 끝내 실패했을 때의 대책도 현재로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현금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없어지는 ‘캐시 번’(Cash burn) 상태인 하이닉스가 최소한의 필요자금으로 여겨졌던 1조원에도 못미치는 돈으로 얼마나 버틸 지 미지수다.

안미현기자 hyun@
2001-11-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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