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석·장민호’ 50년 결산무대

‘차범석·장민호’ 50년 결산무대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2001-10-23 00:00
수정 2001-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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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과 장민호.

차범석이 해방이후 한국 극작과 연출의 최고봉을 지켜왔다면 장민호는 해방이후 최대의 배우로 손꼽힌다.

한국 현대연극사의 산 증인이요 쌍두마차인 두사람의 연극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가 공교롭게도 나란히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이 차범석의 연극계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30일부터 11월25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임영웅 연출)과 극단 신화가 31일부터 11월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갖는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김영수 연출).‘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이 차범석의 연극인생을 정리하는 자신의 창작극이라면 ‘그래도 세상은…’는 장민호의 자서전적 연극으로 성격지어진다.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 지난해 발간된 차범석 희곡집 ‘통곡의 땅’ 수록 작품중 하나로 극단 산울림 대표 임영웅이무대화할 것을 제의해 공연이 성사됐다.임영웅이 연출을 맡았고 손숙이 주연으로 출연,극작과 연출 배우 3박자에서 모두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1951년 극작·연출·주연을 맡아 공연한 ‘별은 밤마다’를 데뷔작으로 꼽는다고 할때 올해는 꼭 차범석의 연극계 입문 50주년이 되는 해.2년 전에 소극장 무대를 겨냥하고 썼던것을 조금 다듬어 무대에 올렸다.주로 대극장용 희곡을 써온 그가 관객과의 자연스런 교감과 사실적인 분위기를 염두에두고 만든 이례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신화‘페드라’의 이야기가 모티브.두번째 남편까지 잃은 여인이 첫 남편의 전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용납받을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사실을 안 뒤 절망끝에 자살하고 그후 그 아들과 친 딸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타이틀롤의 손숙과 이찬영 예수정 전현아 최석진이 호흡을 맞춘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40여년간 장민호와 함께 연극 동지로 곁을 지켜온 이근삼이 수 년간의 자료조사와 대담을 통해 탈고해 우정의 선물로 헌정한 작품.

1947년 성극 ‘모세’로 데뷔한뒤 50여년간 170여 작품에서 주역을 맡은 장민호의 화려한 연기생활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 고뇌와 절망,그리고 재기의 순간을 이근삼 특유의 위트와 페이소스로 그려낸다.연기만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다가 70대 중반 아내와 사별한 노배우가 외동딸마저 미국으로 시집을 가고 노후를 대비하여 모아두었던 돈마저 사기로 날리게된 후 겪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절망과,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노교수,후배 연기자 등 이웃 사촌들의 삶을 대비함으로써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해 연극 영화 라디오 TV드라마를 통해 해방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으나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전재산을 압류당한 충격으로 40여일간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절망의 순간을 겪기도 했던 그의 인생과너무 닮아있다.출연 작품중 백미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리어왕’‘맥배드’‘줄리어스 시저’등의 명 장면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진다.노배우에 장민호가 직접 출연하며 요즘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윤주상과 국립극단의 간판 김재건의 앙상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성호기자 kimus@
2001-10-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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