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양심이 실종돼 양심회복 운동의 전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 복지와 편의를 위해 비치해놓은 우산이나 자전거가 갖다놓기가 무섭게 없어져 이 제도가 중단되거나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97년부터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독서마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일 수십권씩 책이없어져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황] 대구 달서구는 98년부터 지하철 이용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상인역 등에 양심자전거 108대를 비치했다.
그러나 비치 3년만에 절반이 사라진채 현재는 56대만 남아 있다.자율기재하기로 돼있는 양심자전거 이용대장에는대부분 실명과 연락처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아 분실자전거수거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는 지난해 7월부터 군포·금정역 등 관내 4개 전철역과 11개 동사무소,시청 민원실 등 16곳에 우산함을 설치하고 ‘양심우산’ 10∼30여개를 갖다 놓았으나 평균 회수이 20%도 채 안돼 애를 먹고 있다.
시는 이 때문에 지난해 900만원어치에 이어 올 상반기에 400만원어치의 우산을 추가로 구입했다.
군포시는 또 공공장소에 ‘양심자전거’도 비치,이용자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으나 회수가 제대로 안되자 최근 신분을 확인한 뒤 빌려주고 있다.
군포시 행정지원과 직원 전형삼씨는 “주민들이 우산을쓰고난뒤 날씨가 좋아져 반납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반납자체를 귀찮게 여기고 있다”며 “아직 공공물품에 대한시민의식이 정착되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시도 지난 6월 400만원을 들여 자전거 40대를 시청,터미널,조흥은행앞 등 8곳에 배치했다.그러나 사흘도 안돼 자전거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더니 1주일만에 모두자취를 감췄다.시는 주택가 골목이나 도로변에 버려진 자전거 10여대를 수거,거치대에 다시 갖다 놨지만 이것마저사라졌다.
이밖에 양심자전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 충주·영동·옥천 등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대부분 비치한 자전거를 잃어버려 제도의 시행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는 97년 8월 5호선 신금호역을 시작으로 역사내 여유공간에 책과 책장,의자 등을갖춘 지하철 독서마당을 마련,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책을읽거나 빌려갈 수 있게 했다.현재 5∼8호선 146개역 가운데 104개역에 설치돼 있을 정도로 많이 보급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서마당에서 신간 등 읽을만한 책들은없어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지하철 광화문역과 교보문고는 실종된 시민의식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독서마당의 책들이 매일 수십권씩 없어지자 교보문고가 성숙된 시민의식이 생길 때까지 책을 계속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교보측은 독서마당에1,500여권 정도의 책이 항상 비치되도록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역은 97년부터 책을 갖다 놓았지만 계속 없어지는바람에 2년여만에 포기한 바 있다.
[대책] 강원도 삼척시는 시민단체 등과 연계,미반환 자전거 되가져오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시민들을 상대로 양심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공동체의식개혁운동협의회 김지길(金知吉) 의장은 “개인주의의 심화로 더불어 나누며 사는 정신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예의바르고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시민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대구 황경근기자·전국 종합.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회장 “서로의 관심 필요”.
“양심자전거는 선진 시민정신과 행정기관의 관심이란 두바퀴가 맞물릴 때 비로소 굴러갑니다.그러나 어느 한 바퀴라도 제기능을 상실하면 곧 멈춰 서게 되지요” 경북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李相喆·41) 회장은 양심자전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의 양심과 행정기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양심자전거 운영실태는.
포항향토청년회가 국제통화기금(IMF) 때인 98년에 자전거276대를 시에 기증한 게 계기가 됐다.시는 시청 및 2개 구청, 20개 동사무소 등에 양심자전거로 비치해 시민들의 이용을 권장했지만 계속된 분실과 고장 등으로 지난 6월 운영을 중단했다.
◆운영상 문제점은.
바로 시민들의 양심실종이다.지난 3년여 동안 모두 200대(72.5%)나 분실됐다.심지어쇠사슬로 묶어 둔 것까지 훔쳐갔다.공공물건에 대한 애착도 희박해 고장이 잦는 등 수리비용 또한 많이 들었다. 시의 관리 부재와 전시성 행정도한 몫을 했다. 인력 및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사후관리가부실했던 것이다.
◆개선방안은.
무엇보다도 성숙된 선진 시민정신이 필요하다. 나보다는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정신이다. 이를 위해각종 모임 등을 통한 교육도 중요하다.운영주체인 시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없어지면 그만이다’라는 관리방식으로는 안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진 시민정신없이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2002년은월드컵이 우리 땅에서 열린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우리를지켜보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성숙한 시민정신을 가져야한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 복지와 편의를 위해 비치해놓은 우산이나 자전거가 갖다놓기가 무섭게 없어져 이 제도가 중단되거나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97년부터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독서마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일 수십권씩 책이없어져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황] 대구 달서구는 98년부터 지하철 이용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상인역 등에 양심자전거 108대를 비치했다.
그러나 비치 3년만에 절반이 사라진채 현재는 56대만 남아 있다.자율기재하기로 돼있는 양심자전거 이용대장에는대부분 실명과 연락처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아 분실자전거수거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는 지난해 7월부터 군포·금정역 등 관내 4개 전철역과 11개 동사무소,시청 민원실 등 16곳에 우산함을 설치하고 ‘양심우산’ 10∼30여개를 갖다 놓았으나 평균 회수이 20%도 채 안돼 애를 먹고 있다.
시는 이 때문에 지난해 900만원어치에 이어 올 상반기에 400만원어치의 우산을 추가로 구입했다.
군포시는 또 공공장소에 ‘양심자전거’도 비치,이용자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으나 회수가 제대로 안되자 최근 신분을 확인한 뒤 빌려주고 있다.
군포시 행정지원과 직원 전형삼씨는 “주민들이 우산을쓰고난뒤 날씨가 좋아져 반납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반납자체를 귀찮게 여기고 있다”며 “아직 공공물품에 대한시민의식이 정착되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시도 지난 6월 400만원을 들여 자전거 40대를 시청,터미널,조흥은행앞 등 8곳에 배치했다.그러나 사흘도 안돼 자전거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더니 1주일만에 모두자취를 감췄다.시는 주택가 골목이나 도로변에 버려진 자전거 10여대를 수거,거치대에 다시 갖다 놨지만 이것마저사라졌다.
이밖에 양심자전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 충주·영동·옥천 등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대부분 비치한 자전거를 잃어버려 제도의 시행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는 97년 8월 5호선 신금호역을 시작으로 역사내 여유공간에 책과 책장,의자 등을갖춘 지하철 독서마당을 마련,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책을읽거나 빌려갈 수 있게 했다.현재 5∼8호선 146개역 가운데 104개역에 설치돼 있을 정도로 많이 보급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서마당에서 신간 등 읽을만한 책들은없어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지하철 광화문역과 교보문고는 실종된 시민의식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독서마당의 책들이 매일 수십권씩 없어지자 교보문고가 성숙된 시민의식이 생길 때까지 책을 계속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교보측은 독서마당에1,500여권 정도의 책이 항상 비치되도록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역은 97년부터 책을 갖다 놓았지만 계속 없어지는바람에 2년여만에 포기한 바 있다.
[대책] 강원도 삼척시는 시민단체 등과 연계,미반환 자전거 되가져오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시민들을 상대로 양심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공동체의식개혁운동협의회 김지길(金知吉) 의장은 “개인주의의 심화로 더불어 나누며 사는 정신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예의바르고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시민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대구 황경근기자·전국 종합.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회장 “서로의 관심 필요”.
“양심자전거는 선진 시민정신과 행정기관의 관심이란 두바퀴가 맞물릴 때 비로소 굴러갑니다.그러나 어느 한 바퀴라도 제기능을 상실하면 곧 멈춰 서게 되지요” 경북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李相喆·41) 회장은 양심자전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의 양심과 행정기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양심자전거 운영실태는.
포항향토청년회가 국제통화기금(IMF) 때인 98년에 자전거276대를 시에 기증한 게 계기가 됐다.시는 시청 및 2개 구청, 20개 동사무소 등에 양심자전거로 비치해 시민들의 이용을 권장했지만 계속된 분실과 고장 등으로 지난 6월 운영을 중단했다.
◆운영상 문제점은.
바로 시민들의 양심실종이다.지난 3년여 동안 모두 200대(72.5%)나 분실됐다.심지어쇠사슬로 묶어 둔 것까지 훔쳐갔다.공공물건에 대한 애착도 희박해 고장이 잦는 등 수리비용 또한 많이 들었다. 시의 관리 부재와 전시성 행정도한 몫을 했다. 인력 및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사후관리가부실했던 것이다.
◆개선방안은.
무엇보다도 성숙된 선진 시민정신이 필요하다. 나보다는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정신이다. 이를 위해각종 모임 등을 통한 교육도 중요하다.운영주체인 시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없어지면 그만이다’라는 관리방식으로는 안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진 시민정신없이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2002년은월드컵이 우리 땅에서 열린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우리를지켜보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성숙한 시민정신을 가져야한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
2001-09-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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