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민주당 ‘예산 전쟁’ 치르나

부시·민주당 ‘예산 전쟁’ 치르나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1-09-03 00:00
수정 2001-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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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에 ‘전운’이 감돈다. 4일 미 의회의 개회를앞두고 백악관과 의회가 예산안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가 이룩한 재정흑자기조가 3년만에 위협받자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국방예산 증대와 세금 감면정책 전면에 ‘칼’을 댄다는 생각이다.

■사회보장 잉여금과 국방예산을 둘러싼 논란.

26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30일 워싱턴에 돌아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방·교육·의료 부문의 지출 삭감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의회와의 ‘예산전쟁’을 선언했다.부시는 31일 공식 업무를 ‘대의회 전략’을 짜기 위한 보좌진 회의로 시작했다.3일에는 미시건과 위스콘신을방문, 의회와의 전면전에 앞서 여론에 정책 타당성을 직접호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02년 회계년도에 앞서부시 대통령이 13개 예산법안에 모두 서명하기는 힘들 것같다.민주당은 예산 증대를 위한 사회보장 잉여금의 전용은 한푼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사회보장 잉여금을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부시 대통령의 선거공약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선 팽창 예산안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최대 관심은 국방예산의 증액.부시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MD) 구축 등을 위해 내년 국방예산을 180억달러 증액했다.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따라 요격미사일 실험과 알래스카 미사일 기지의 착공 및 군 장비의 현대화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안이라고 밝혔다.국방부는 30일까지 이를뒷받침할 4년마다의 국방전략재검토(QDR) 보고서를 의회에제출한다.

민주당은 러시아와 중국 등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면서 기술적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은 MD에 국고를 낭비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군 지휘관과 병력을 줄여 MD에 집중 편성하는 것도 결국 세금으로 군수산업체의 배만 불리는 게아니냐며 반대한다.

■감세정책 공방.

감세정책 또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경제회복을 위해 10년에 걸쳐 총 1조3,500억달러의 세금을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올해 400억달러의세금 환급 조치만으로도 재정이 고갈됐다며 감세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부시 행정부는 감세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경기가 좋아지고 세수도 증대,2003년 회계년도에는 사회보장 잉여금의도움없이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한다.올해 재정이 고갈된 것은 세금 환급이 아니라 경기활동의 둔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 많은 권한을 원하는 부시.

역신속법안도 쟁점이다.백악관은 미국 경기의 회복을 위해 수출산업이 살아나야 하며 이는 세계 무역의 자유화를통해 가능하다고 본다.올해 말부터 시작,2005년에 끝날 새로운 무역라운드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면 대통령에게 무역협정과 관련한 신속협상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의회의 투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될 뿐 의회의 권한까지 행정부에 위임할 필요는 없다는논리다. 무역협정의 효율성만 강조하다가 자칫 노동여건과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기금의 제한적 지원 결정은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지원대상을 줄기세포주 60개로 한정해서는 난치병 치료에 도움이 안되며 60개 자체도 실험에 적합한지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5분의1만 인준이 끝난 부시 행정부의 고위직 인선도 예산안과 맞물려 난항이 예상되며 막대한 예산을 전제로 한 에너지대책법안 및 교육개혁법안도 민주 대 공화,의회 대 백악관의 지리한 싸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부시행정부가 하원에서 승리하더라도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2002년 회계년도의 예산안 일괄처리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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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2001-09-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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