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국가요직 탐구] (10)외교통상부 북미국장

[50대 국가요직 탐구] (10)외교통상부 북미국장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2001-08-01 00:00
수정 2001-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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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북미국장은 24시간 ‘깨어’있어야 한다.미국과의물리적 시차 뿐아니라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미관계를 시의적절하게 조율해 나가야 하는 업무 성격 때문이다.

직책 수행에 요구되는 덕목도 까다롭다.공직 사회에서 미덕으로 꼽히는 정직과 성실,청렴 만으로는 부족하다.

북미국장은 미국과의 안보동맹 관계를 조율하는 관리 능력,각종 국제협상에서 상대를 설득하고 국익을 관철시키는 협상력과 언어구사 능력,한반도 주변 정세를 종합적으로 분석·대처하는 전략적 사고 등이 요구되는 자리다.

북미국장은 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외교통상장관과 더불어 대미(對美) 외교의 3각축을 형성한다.때로는 장관에게상황 판단을 위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참모 역할을 하고,때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나 북·미협상,주한미군 주둔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출입기자들과 토론도 벌인다.한 당국자는 “북미국장의 업무 장악력이 떨어지면 우리 외교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표현한다.

4강외교에 치우친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그중에서도 오랜안보동맹국인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꾸려나가는 북미국장이외교부의 최대 핵심요직이다.

당연히 부내 인사에서 북미국장은 경쟁과 선망의 자리로꼽힌다.북미국장에 누가 발탁되느냐에 따라 전체 인사구도가 흔들리기도 한다.

역대 재직자 면면은 하나같이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다.특이한 점은 종래 북미국장에는 대체로 ‘프린스(prince)형’ 인사가 기용됐지만,최근엔 ‘작업복’ 차림의 실용적 인사가 발탁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외교부 내에서는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요직 인사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기문(潘基文)·장재룡(張在龍)·임성준(任晟準)·김성환(金星煥)씨는 빈틈이 없고 꼼꼼한 스타일이다.정태익(鄭泰翼)씨는 통큰 마당발로 불린다.

김삼훈(金三勳)·유명환(柳明桓)·송민순(宋旻淳)씨 등은‘넉넉한’ 맏형,권종락(權鍾洛)씨는 주관이 강한 소신파로 알려져 있다.

반 전 차관은 93∼94년 한승수(韓昇洙) 현 외교통상장관의 주미대사 시절 주미공사를 지내면서 치밀한 일솜씨를인정받았다.당시 인연을 계기로 오는 9월 유엔총회의장을 맡을한 장관의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정 원장은 책임을 부하 직원에게 미루지 않고 현장 업무를 휘어잡는 스타일이다.얼마전 외교안보연구원장에 취임,“외교부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원을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장 대사는 94년 북한 핵문제를 다룬 북·미 제네바회담 당시 외무부 팀을 이끌고 막후 협상에 깊숙히 개입했다.당시현지 특파원들에게 밤늦게 ‘자정 브리핑’을 하면서 민감한 질문을 피해 나가기 위해 미리 작성한 기사문을 읽는 것으로 브리핑을 대신하는 재치를 보였다.그래서 붙은 별명이 ‘장 특파원’이다.

임 차관보는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에 일처리도 매끄럽다.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이다.

송 대사는 ‘깡’이 있고 원칙을 중시하는 외교관에 속한다.지난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2차 개정안의 산파역을 맡았던 그는 당시 미국측 관계자들이 “언제 송 국장이 교체되느냐”고 농담을 할 정도로 까다로운 협상 파트너였다.

현 김 국장은 이정빈(李廷彬) 전 외교통상장관의 소신인사 케이스에 해당한다.지난 1월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실력과인품을 중시한 이 전 장관의 과감한 발탁인사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다.“타고난 일꾼 체질”이라는 평가에 이견이없다.

박찬구기자 ckpark@
2001-08-0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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