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급수시설 관리 엉망

비상급수시설 관리 엉망

한찬규 기자 기자
입력 2001-07-16 00:00
수정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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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등 각종 재해와 전쟁 등 비상시에 사용할 비상급수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식수나 생활용수 등 본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한데다 예산부족 등으로 수질 정화장치를 설치하지 않아서다.

◆현황=서울시에는 정부지원 시설 106곳 등 모두 1,030곳의 비상급수시설이 있다.이 가운데 174곳은 그대로 마실 수있고 61곳은 소독하면 가능하다.하지만 794곳은 오염이 심해 생활용수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인천에는 구청이 관리하는 비상급수시설이 96곳,민간이 관리하는 514곳 등 모두 610곳이 있다.구가 관리하는 곳에 대해 시가 수질검사한 결과 절반 정도가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광주 동구청도 비상급수시설 17곳의 수질검사 결과,식수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곳은 7곳에 불과했다.

경기도의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도내 비상급수시설에서 수질검사가 의뢰된 물 367건을 조사한 결과 33.5%인 123건이‘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질의 비상급수시설은 음용수 또는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없게됐다.

이밖에 경북 영천시는 7곳 가운데 4곳이 식수 부적합,4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경북도는 159곳 가운데 15%인 24곳이 식수 등으로의 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민간이 관리하는 비상급수시설의 오염은 더 심한 편이다.

대부분 생활용수 등으로 개발돼 수질검사조차 하지 않아서다.인천시 관계자는 “민간 시설의 경우 수질이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점=수원 자체보다도 물탱크(2∼3t)에 보존하는 과정에서 오염되고 있다.비상급수시설은 상수도와 달리 장기간사용하지 않는데다 불규칙한 소독·물탱크 청소 불량 등 관리부실로 물이 썩어가고 있다.인천의 경우 서구청만이 연 2회 점검할 뿐 나머지 구청은 연 1회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고 있다.

비상급수시설의 위치선정을 잘못해 오염을 가중시키기도한다.경북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당수 시설은 목욕탕이나 공장 인근에 있다.

또 지하수를 개발한 경우 시추 당시에는 식수적합 판정을받았더라도 철저한 관리없이 5년 이상지나면 지하에 매설된 파이프관 등에 녹이 발생,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시추했더라도 깊이가 10∼20m에 불과,오염에 노출되기도 쉽다.오염된 지표수 유입과 지하수 오염 등으로 비상급수 수질이 오염되기도 한다.

◆대책=무엇보다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전문가들은 “탱크는 관리를 소흘히 하면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월 1회 이상 청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관리 예산의 확보도 시급하다.광주 동구청 관계자는 “비상급수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1곳 당 250만원이 소요되는 염소소독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상사태시 시민들에게 1인당 하루 음용수로 4ℓ,생활용수로 21ℓ를 공급하도록 비상급수시설을준비하고 있다”며 “음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비상급수시설은 생활용수로 바꿔 사용하는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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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찬규·인천 김학준 ·경산 김상화·조승진 기자cghan@
2001-07-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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