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본말 전도

2001 길섶에서/ 본말 전도

김재성 기자 기자
입력 2001-07-14 00:00
수정 200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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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뜻한 바 있어 깊은 산중에 초막을 지었다.오로지 한 생각,도(道)를 이루기 위함이었다.그런데 다 끊고 다놓아버린 그에게 사소하지만 큰 고민이 하나 생겼다.바람막이를 의지삼아 찾아온 생쥐 한마리가 밤이면 단벌 옷을 갉아먹는 것이었다.도를 이루겠다는 사람이 그까짓 단벌 옷쯤이야 상관없지만 문제는 경전을 갉아먹는 것이었다.생각다 못한 그는 고양이를 한마리 구해다 길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고민이 생겼다.고양이 밥이 문제였던 것이다.생식을 하니 고양이 먹을 것이 나올 수가 없지 않은가.그는 궁리 끝에 염소를 기르기로 했다.고양이에게 먹일젖을 짜기 위해서였다.그랬더니 더 많은 일이 생겼다.아침저녁으로 젖을 짜야 하고 해뜨면 풀밭에 데리고 나갔다가 해가 지면 데리고 돌아와야 했다.겨울 양식으로 건초 준비도해야 했다.그래서 그는 염소를 돌볼 사람을 두었고,그러다보니 애초에 목표했던 공부는 뒷전이 돼버렸다.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불편쯤은 감수해야 한다.개혁도 마찬가지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1-07-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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