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남북한 주변4강] 전문가에게 듣는다

[2001 남북한 주변4강] 전문가에게 듣는다

입력 2001-03-02 00:00
수정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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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를 표방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의 새로운 틀이 짜여지고 있다.오는 7일로 다가온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정부가 북한정책을 새롭게 조율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미국의 남북한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본다.

*갈루치 前 美 제네바 핵협상 대표.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은 부시 행정부가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추진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 기조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북한 영변의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한 제네바 핵협상의 미정부 대표였던 갈루치 원장은 “공화당 일각에서 제네바합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킨 의의는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 될 것으로 보는지.

대북정책에서 한·미 공조가 핵심인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최근 양국 사이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이견이 노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분명히 진솔한 대화가 오가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줄어들 것이다.최근 양국 사이에 불거진 이견은 정상회담을 통해 해소될 것이다.

◆한·미간에 무슨 입장 차이가 왜 발생했다고 보나.

부시 행정부는 분명히 NMD 체제를 정책기조의 머리에 놓고있다.그래서 전체적인 모습은 강경 대 포용으로 나타나지만거기에는 3가지 요인이 있다.첫째,전략적 위협을 이해하는개념이 미 새행정부와 한국이 다르다는 점이다.90년대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핵무기 개발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장거리미사일 개발 및 수출의도가 미국의 가장 큰 우려 대상이다.

반면 한국은 전쟁의 위협보다는 한반도 전체의 안정과 통일이 더 큰 관심사다.

두번째는 동아시아의 전략적 이익을 이해하는 시각도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셋째,상호 국내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즉한국은 통일을 염두에 두는 국내 정치적인 동기가 우선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적국의 위협을 막겠다는 동기가 우선이다.

◆이견 해소는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보는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는 한국과 미국,미국과 일본이란 두개의 축이 있다. 한 지역에 두 동맹축이 존재한다는 것은 지역긴장을 막는 장치가 든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일 3국 모두 전쟁을 원치 않고 북한의 핵무기 소유와 장거리 미사일 보유 또한 원치 않는다는 공통점이 분명히존재한다.거기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체제 유지라는공통점이 도출되는 것이다.

◆미 행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기초가 된 94년 제네바 핵협상에 대해 미 새행정부내에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제네바 회담에 대한 비판은 잘 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도 보상을 거저 얻은 것은 아니라는점이다. 그들도 대가는 치렀다.추진해 오던 핵실험은 완전히중단됐다. 핵 협상에 조인한 북한의 진짜 의도는 나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 당시 북한이 조인한 이후 북한핵 문제는 더이상 걱정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그 점에서 우리는 분명히무엇인가를 얻었다.

◆그렇다면 최근 제네바 회담을 고쳐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은 사람이 고치자고 원한다면 재협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기술적으로 가능한 예기다.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까지 진행된 포용정책의 기조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경우 미국은 원치 않는 긴장을 얻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시간을 끌 경우 북한은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십분 이용해 일본채널을 가동시켜 일본으로부터 동일한 효과를 얻으려 할 것이다.그러면 한국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우방을 팔아버렸다는 비난도 나올 것이다.

◆김대통령과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정상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NMD와 직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유지,강화를 천명했다.그 배경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방문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자체 판단할 수 있다.ABM 개정협상을 앞두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한국의 입장공감을 얻음으로써 매우 중요한 고지를 확보했다고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은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정부 당국자가 즉각 그에 대해 해명한 부분은 그런 상황을 잘 말해 준다.이전부터 군비축소 노력이란 대의명분에 따라 사용돼 왔던 외교용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그를 확대해석해 받아들이는 쪽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미 국무부의 공식언급 등으로 볼 때 현재 이로 인한 양측간 논란은 없어 보인다.

◆미국은 NMD가 한반도 안정에 유익하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 지역에서 우려하는 것은 북한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이웃의 커다란 위협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NMD는 물론 전역방어망(TMD)체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미국은 NMD 구축을 통해 북한은 물론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TMD 참여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입장을밝힌 바 있다.따라서 미국은 앞으로 미사일과 관련,비슷한위협을 느끼는 일본과 NMD 혹은 TMD 협상을 추구할 것으로보인다.그러나 한국의 공조없이 동아시아 안보정책은 불가능할 것임을 부시 행정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갈루치 前 美 제네바 핵협상 대표.▲뉴욕 브루클린 출생 ▲54세 ▲뉴욕주립대 정치학과 졸 ▲브랜디스대 정치학박사 ▲존스홉킨스·스와드모어대 교수 역임 ▲국무부 군축국 근무(74∼78) ▲국무부 정보연구 국장(81∼79)▲근동·남아시아담당 차관보(82∼83) ▲정무담당 차관보(83∼84) ▲유엔 이라크 비무장위원회 부위원장(91) ▲국무부 전권대사(91∼94) ▲제네바 회담 핵대사(94)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장(현)대담 최철호 워싱턴 특파원 hay@
2001-03-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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