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시 승리와 우리의 기대

[사설] 부시 승리와 우리의 기대

입력 2000-12-14 00:00
수정 2000-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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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3대 대통령에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13일 미 연방 대법원이 플로리다 주 일부 투표용지에 대한 수작업 재개표를 명령한 주 대법원의 결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판결,부시측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이로써 지난달 7일 박빙의 표차로 미 대선이 끝난 후 벌어졌던 부시측과 민주당 앨 고어후보측간법정공방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셈이다.고어측의 승복 여부 등 몇가지 변수가 남아 있지만 내년 1월20일 부시후보의 백악관 입성을 의심할 여지는 적은 것같다.

선거결과를 놓고 두 후보측이 한달이 넘도록 벌인 법정공방은 세계최강국 미국의 체면과 미국식 제도에 대한 신뢰를 여지없이 구겼다.

하지만 미국이 법치주의를 확인하면서 뒤늦게나마 ‘대선 수렁’에서 빠져나온 것은 미 국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행한 일이다.미국 정치의 혼란은 강 건너 불일 수 없다.미 행정부의 국내적 지도력이약화됐을 때 미국의 강한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고개를 든 역사적 전례등을 감안해서 그렇다.

그 동안 미국 선거사에서 유례없는 이전투구를 벌이는 과정에 의회와 사법부는 물론 미국 내 여론마저 두동강이 나다시피했다.이같은분열상을 봉합하는 일은 부시후보의 몫이다.미 국내문제에 관한 한올해 개정된 미 공화당의 정강정책은 소수인종·저소득층을 포함한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민주당의 진보적 색채를 가미하고있다.우리는 부시의 이같은 ‘온정적 보수주의’노선의 안착을 바란다.

미 국내정책의 방향보다 앞선 우리의 관심사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공화당 집권에 따른 대외정책,특히 대(對) 한반도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물론 우리는 부시의 집권으로 미국판 대북 포용정책의 골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그렇다 하더라도 강경파 위주로 포진된 부시의 외교정책 브레인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대북 관계에서 당근보다는 채찍에 좀더 무게를 둘 개연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시 후보는 이미 중국·북한 등의 잠재적 위협을 빌미로 클린턴 행정부가 유보한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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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경제위기 극복이 급선무인 우리에겐 달갑지않은 일이다.우리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미 국내 문제 뿐만 아니라대북 정책에도 진보적 내지 타협적 색채를 보완하도록 설득해야 할과제를 안게 됐다.그런 점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오슬로에서미국의 새 대통령과 조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구상을 밝힌 점에 주목한다.한반도 문제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대전제 위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의 토대를 새롭게 다질 때다.
2000-12-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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