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재단 주최 토론회

한국언론재단 주최 토론회

정운현 기자 기자
입력 2000-12-06 00:00
수정 2000-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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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은 신문의 보도내용을 비평한다는 점에서 흔히 ‘신문의 신문’으로 불린다.‘동업자 비판’이 여전히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고있는 국내 신문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매체비평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지난달 30일 양평 남한강수련원에서 열린 ‘매체비평 현황과 전망’ 주제의 토론회는 국내 신문의 매체비평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자리였다.국내 일간지 및 언론관련 매체의 매체비평(미디어) 담당기자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주제발표자인 고려대 신방과 심재철 교수는 ‘매체비평 칼럼의 비교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매체비평의 뉴스가치,가독성,그리고 영향력 등을 계량화시켜 발표했다.우선 심교수는 국내신문의 매체비평을▲옴부즈맨 ▲미디어비평 ▲시론 등 세 영역으로 나눴다.이 가운데옴부즈맨은 ‘자사 홍보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고,미디어비평과 언론관련 시론은 언론전반에 대한 언론의 역할·기능에 대한 비판이 주류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옴부즈맨이 ‘편집국 및 독자와의 중계역할’,‘해당 언론사에대한 변화촉구’,‘보도방식에 대한 지적’이 주류를 이룬 반면 미디어비평과 시론은 필자의 전문지식을 활용,‘언론전반에 대한 변화촉구’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뉴스가치 항목가운데 공표성·설명성·통합성과 관련해서는 세 분야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심교수는 “아직 국내의 매체비평이 자리를 잡지 못한탓으로 질적 향상을 거듭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에서 장호순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한국의 옴부즈맨 제도는 독자들의 불만 해소를 주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그것과 비교해볼 때 변질된 형태”라며 “지역사회·독자들과의 갈등을 줄이고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경향신문의 미디어비평 집필자인 박인규 매거진X부장은 “한국신문의 매체비평은 정보가 부족한데다 깊이,용기,감동마저 없다”고 자평했다.또이대 신방과 이재경 교수는 “적당히 비판하고 더많이 칭찬하는 기존의 옴부즈맨 칼럼은 없어져야 한다”고 혹평했다.옴부즈맨 제도에 대한 대안도 제시됐다.민언련 최민희 총장은 “시민단체의 언론모니터팀이나 언론재단,언론학회 등 공익적 기관에서 옴부즈맨을 파견하는방식을 검토해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또 매체비평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고충도 터져 나왔다.남영진 ‘미디어오늘’ 사장은 “신문은 자사이기주의,방송은 노조의 권력주의 때문에 제대로 된 매체비평을 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방송비평의어려움을 토로했다.이에 대해 최진용 PD연합회장은 “대부분의 방송비평이 제작현장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부족해 PD들이 거의 주목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텍스트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논리정연한 비평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겨레 손석춘 여론매체부장은 “한국사회에서 이념적 지형이 닫혀있고 아직도 언론계 내부에 ‘동업자 봐주기’ 관습이 남아있어 언론비평에 제약이 크다”고 지적했으며,무등일보 김종석 기자는 “지방의 경우 동업자의식에다 지역연고까지 겹쳐 매체비평의 논의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운현기자 jwh59@
2000-12-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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