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상봉/ 北방문단 삼원가든 만찬 표정

남북이산상봉/ 北방문단 삼원가든 만찬 표정

입력 2000-08-17 00:00
수정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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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문 이틀째인 16일 밤 북한 방문단은 남측 이산가족들과 함께서울 신사동 삼원가든에서 가진 합동만찬에서 한 잔씩 권한 술에 거나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며50년 만의 상봉을 자축했다. 이산가족들은 시장함을 잊어버린 듯 서로에게 음식을 떠먹여주며 가족애를 과시했다.식사 도중 못만난 가족들의 소식을 접하자 목이 메어 밥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 주최로 열린 만찬에는 오후 6시20분쯤 남측 가족들에 이어 오후 7시쯤 북한 방문단이 입장했다.만찬 음식으로는 양념갈비와 냉면,식혜,과일 등이 준비됐고 백세주와 맥주,콜라,사이다등 술과 음료가 곁들여졌다.

■북에서 온 김옥배씨(62)의 어머니 홍길순씨(87)는 “네가 어릴 적에 새우를 좋아했는데 많이 먹이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말하자 김씨는 “엄마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새우튀김을 먹어보고 싶다”며울먹였다.

■인민배우 박섭씨(74)는 만찬장 좌석에 앉자마자 “시설이 참 좋다.

음식 맛도 좋은가”라며 동생 박병련씨(63)에게 물었다.이에 동생 박씨는 “이 집이 서울에서 가장 큰 갈비집”이라면서 “서울이 원래불고기로 유명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원산병원 내과과장 홍삼중씨와 원산진료소장 이봉순씨 등 북에서온 방문단 7명은 “우리는 모두 원산 출신”이라며 “북에 돌아가더라도 서로 연락하고 의지해서 한 형제처럼 살자”며 즉석에서 의형제를 맺기도 했다.

■반세기 만에 동생 문병칠씨를 맞은 누나 정선씨는 “자주 만나는것은 좋으나 바깥 음식만 대접하다 보니 입맛에 제대로 맞을는지 모르겠다”면서 “다음에는 편하게 집에서 대접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좋겠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영웅시인 오영재씨는 “북쪽 작가동맹 소속 작가들이 ‘남조선에 다녀오면 소주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면서 소주를 주문한뒤 ‘50년 만에 만난 동생들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동생들과 건배했다.오씨는 “황석영씨가 방북했을 때 술을 마시며 친해졌다”고 소개했다.

특별취재단 **
2000-08-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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