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난 파장/ 계열사·시장반응

현대 자금난 파장/ 계열사·시장반응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2000-05-27 00:00
수정 200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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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발 쇼크’가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을 강타했다.26일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현대의 다른 계열사들도 겉으론 평온한 모습을 유지했으나 현대건설의 자금경색에 따른 충격파를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4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650선대로 곤두박질쳤다.현대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49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채권시장에서도 매수세는 실종되고 매물만 쏟아져 나왔다.

◆다른 계열사 이상 없나=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에 대한 지급보증규모가 큰 현대중공업 현대전자 등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그러나 현대건설 사태 해결에 대한 정부 의지가 워낙 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계열사의 자금흐름에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감지되지 않았다.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측이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에 대해 당좌대월 한도를 500억원씩 늘린 것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상반기까지 자금수급 계획이 수립돼 있어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 계열사들의 동요를 막는데 큰 힘이 됐다.

◆불안한 금융시장=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이날 거래소시장에서는 현대 계열사 25개 종목 가운데 24개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종합주가지수를 연중 최저치로 끌어내렸다.현대 계열사 12개 종목은 하한가를 쳐 현대건설의 쇼크를 반영했다.이날 오전 현대그룹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을 만나 유동성 지원을 부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그룹이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단 시장이 현대에 요구하는 사항은 종전의 ‘현대판 왕자의 난’에서도 드러났듯 봉건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것”이라며“지배구조부터 개선한 뒤 개별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LG증권 김한국(金漢國)선임연구원은 “채권은행이 지원의지가 있으면문제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을불러 올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나 세종증권 임정석(林廷錫) 연구원은 “환율이 조금 올랐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자금시장에 큰 동요는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승·조현석기자 ksp@
2000-05-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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