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빨리빨리’와 냄비근성의 전성시대

[굄돌] ‘빨리빨리’와 냄비근성의 전성시대

하성호 기자 기자
입력 2000-02-16 00:00
수정 200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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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는 평소 우리 민족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오곤 했다.급한 성격으로 빨리 달구어지고,빨리 식는 냄비에 비유되기도 하였다.그런데 그동안 비난받아 마땅했던 ‘냄비근성’이 뉴 밀레니엄을 기점으로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쥐 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다.우리 민족 특유의 냄비근성이 정보화시대에는 빠른 의사결정,빠른 행동으로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한국민이야말로 정보화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우리 민족의 근성에 맞는 만큼 21세기 정보화 시대가 한국민의 전성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현실로 입증된 결과를 보자.2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인터넷의 생활화가 아시아에서도 뒤쳐쳤다고들 매스컴에서 떠들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노래방늘어나듯이 PC방이 전국에 열풍처럼 번져 호황을 누리고 있지않은가.이제 ‘빨리빨리’ 덕분에 인터넷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으니,과연 누가 우리를 과소평가 하겠는가?단점이 장점으로 바뀐 사례는 또 있다.“사촌이 논을사면 배가 아프다”는말 역시 한국민의 부정적인 근성으로 치부되어왔다.박세리가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앳된 소녀가 사고무친한 미국에 가서 일년만에 우승하니까 라이벌인‘땅콩’ 김미현 왈 “네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라면서 오기를 부리며 미국으로 날아가 역시 일년만에 또다른 신화를 창조했다.이처럼 ‘사촌이 논을사면 배 아픈’ 근성이 세계를 힙쓸게 한 원동력은 아닐까?오랜기간 부정적이었던 우리의 기질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좋은 기질이 될수 있다는 것을 발견 했을땐 주저하지 말고 활성화시켜야겠다.기성세대들이여!우리의 냄비근성을 정보화시대에 잘 접목하여,21세기 세계속의 으뜸 국가로 나아가는데 주저하지 말고 들쥐처럼 달려봅시다 그려.

하성호 서울팝스 지휘자

2000-02-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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