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러 관계의 새출발

[사설] 북·러 관계의 새출발

입력 2000-02-11 00:00
수정 2000-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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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9일 ‘조·러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공식화했다.지난 61년 당시의 흐루시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과 김일성(金日成)주석간에 체결된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호조약’을 대체하여 앞으로 북·러 관계의 기본 틀이 될 새 조약은자동 군사개입조항이 삭제돼 두 나라가 과거의 긴밀한 군사동맹국에서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우호·협력관계로 변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새 조약 체결후 발표한 외무장관 공동성명에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며 평등·호혜적 협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하고 남북통일의 조속한 실현이 민족적 이익과 아시아 및 세계 평화에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3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 외무장관으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고리 이바노프 장관은 조약체결과 함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인사들과 만나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의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문제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푸틴 총리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도 북한과의 관계복원을 원하는 러시아의 뜻을 짐작케 해준다.

북한과 러시아의 새로운 관계정립은 우리로서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북한과 러시아가 우호와 협력으로 일반적인 선린관계를 다져나가는 것은 동북아의 안정 및 세계 평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궁극적으로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있기 때문이다.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도 부합되는 일이며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김일성의 사후 김정일 체제를 완비한 북한이 최근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 노력에 이어 이탈리아,필리핀 등 서방국가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움직임과 함께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겠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러시아의 북한 접근에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증대를 견제하고 한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한 계산이 숨어있지않은가하는 점이다.러시아와 중국은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러시아는 수교 이후 급속히 가까워진한국과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외교관 추방과 탈북자가족 송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북·러 관계의 새로운 출발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이를 위해 이해당사국들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함은물론 한·러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00-02-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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