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포럼] 지방의회도 개혁을

[대한포럼] 지방의회도 개혁을

이상일 기자 기자
입력 2000-01-26 00:00
수정 200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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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낙천운동을 벌이는 시민운동단체의 ‘바꿔,바꿔’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화해야 할 또 다른 대상을 꼽는다면 바로 지방의회일것이다.낙천 대상 국회의원의 사유로 거론된 뇌물수수,저질발언,지역감정 조장과 자질 부족 등은 그대로 일부 지방의원들에게 적용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여기에다 날치기 의안통과,향락성 외유 등의 조건을 추가하면 퇴출되어야 할 지방의원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가 여의도 국회의 단점을 그대로 복사한 ‘축소판’이라는 문제는지난 91년 지방자치제 부활 후 계속 부각되어온 사항이다.

사실 1950년대와 4·19이후 한때 시행되다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방자치제가 90년대에 다시 도입된 것은 중앙정부의 권력남용,부정부패와인권탄압 등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이제 거의 10년 동안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받고 있다.동회나구청 직원이 목의 힘을 빼고 친절해진 점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을 의식한 행정이 실시된 것은 모두 지방의회라는 견제세력과 지방자치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대다수 지방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열성적이며 헌신적인 모습을보이고 있다.

반면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한 인기 위주의 선심행정,지역이기주의와 의원비리 등의 문제점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또 행정자치부의 자체 조사결과 법이 바뀌었는데도 정비되지 않은 조례와 규칙 672건 가운데 63%는지방의회가 늑장을 부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한매일 25일자 32면).지방의원들이 서로 맞서거나 이익단체의 로비로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초 광주 남구의회의 조영표 의원은 자신의 논문에서 “지방의원들은 수당을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의안도 늦춰서처리한다”고 지적했다.조 의원은 지방 의원들의 문제점으로 ▲질의때 지엽·단편적인 사항을 따지거나 ▲자신의 홍보에 주력,과다한 자료를 요구해 공무원의 일손을 빼앗고 ▲선거과정에 금품을 뿌린다고 비판했다.

선심용으로 조례를 개정해 준농림지에 러브 호텔이 들어서도록 잇따라허용,국토 관리에 문제를 드러내거나 쓰레기 처리장과 공단 건설 추진을 놓고 벌이는 지역 의회간의 반목도 대단하다.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지방의회의 행동을 중앙정부에서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학자는 모름지기 지방의회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험장소이니 이곳을 거친 정치인이 여의도 국회에 진출,정치판을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어느 한쪽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지 않을까.따라서 지방자치제 개선에 필요하다며 주장되어온 지방의원의 유급제화와 보좌관제 도입은 아직은 시기상조일 것같다.

그보다 지방의원을 입신출세보다는 명예직으로 알 만한 사람이 가도록 무적격자를 솎아내도록 하고 지방의회를 정화하는 장치들을 보다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시민운동단체나 시민들이 지방의회 감시에도 적극 나서야하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성남의 주부들이 ‘시의회 백서’를 펴내 의회 입법활동을 평가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또 충북지역과 울산시의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지방의회 감시단을 구성하고 지방의원들의 개인별 중복질의와 불필요한 자료 요청 행위 등을 관찰하겠다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앙정부는 장기적으로 우리같이 좁은 땅에 4,180명이나 되는 기초와 광역의원이 필요한지 정원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 지방의원들조차 지방의원수 감축에 긍정적이라는 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정치 개혁은 여의도 국회뿐 아니라 지방의회까지 확산돼야 비로소 마무리될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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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위원bruce@
2000-01-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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