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종교계 결산] 종교화합 성과없이 발걸음만 분주

[99 종교계 결산] 종교화합 성과없이 발걸음만 분주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1999-12-25 00:00
수정 1999-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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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종교계는 유난히 많은 갈등·분규와 사건들로 얼룩져 심한 몸살을 앓았다.기독교계는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된 신자들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불교계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종권을 둘러싼 폭력사태와 소송 등으로수난을 겪어야만 했다.또 교계지도자들끼리 자주 만나 종교화합의 행보가 많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가톨릭과 세계루터교연맹이 500년간 반목 대립해오다 화해하고 정교회와 가톨릭,이슬람과 가톨릭 등 종교간 대화 움직임이활발했던 세계적인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각 종단은 새 천년을 앞두고 자성과 연합에 대한목소리를 높여 종교간 화합과 사회개혁에 앞장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신교는 무엇보다 숙원인 교회일치에 대한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지 못한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대한예수교장로회의 통합과 합동이 공동기도·교환예배 등을 벌였지만 결국 연합이 유보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화노력도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

각종 비리사건에 개신교 신자들이관련된 것은 큰 흠집으로 남았다.옷로비파문 당사자들은 모두 개신교 신자였으며 국회증언도 거짓으로 밝혀져 명예가 크게 손상됐다.대형교회와 개신교계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거론됐고 이에대한 개선방안을 놓고 논쟁과 자성이 이어졌다.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MBC 방송국 점거로 인한 방송중단 사태,신앙때문에수술을 거부한 신애양 논란,종말론 추종 신도들의 집단가출도 모두 사회의주목을 끈 사건들이었다.단군상 훼손에 따른 우상숭배 논쟁과 예장통합의 선거부정 시비도 개신교계를 떠들썩하게 했다.그나마 대한성서공회의 1,000만달러 수출탑 수상,대한성공회의 정신지체장애인 근로공동체 우리마을 준공은 훈훈한 뒷 이야기거리였다.

천주교는 지난 한해동안 4개 교구장·부교구장이 새로 부임,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청주 부산 인천 군종교구가 새 교구장을 맞았고 주교회의 의장도정진석 대주교에서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로 바뀌었다.지난달 한국사목연구소는 ‘한국천주교회사 대희년 심포지엄’을 통해 천주교회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목받았다.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25주년과국가보안법 폐지투쟁,순교자 현양탑 건립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들이었다.

불교계는 장자 종단인 조계종이 지난해에 이어 폭력사태를 재연하며 홍역을 치렀다.고산 총무원장 체제는 각종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종단의 위상높이기를 시도했으나 지난해 분규이후 징계자 사면·복권 등 내부갈등을 해결하지못해 중도퇴진했다.서울민사지방법원이 고산 총무원장직 부존재 판결을 내린 뒤 정화개혁회의가 추천한 도견스님을 직무대행으로 지정하면서 싸움이 다시 시작돼 결국 총무원측과 정화개혁회의측은 도심에서 난투극까지 벌였다.

분규는 정대스님의 제30대 총무원장 선출로 사태를 수습해나가고 있는 분위기다.불교서적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휩쓰는 등 불교서적 붐이 일어난 것은종단분규와는 퍽이나 대조적인 현상.

북한과의 교류는 비교적 활발했던 편이다.진각종 성초 통리원장이 종단 대표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 지선 상임추진위원장과 명진 집행위원장이 조선불교도연맹관계자와 지속적인 교류에 합의했다.허문도씨의 독주로 인한 불교텔레비전(btn) 파행운영,조계종 혜암 종정취임,광덕스님과 일타스님 입적,대행스님의 독일 초청법회,태고종 안덕암 종정 취임,천태종 삼광사 30주년 기념법회 등도 특기할만한 것으로 꼽힌다.

이밖에 원불교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가입논의가 무산됐고 대순진리회가 여주 본부도장 점거사태로 인해 양분위기에 빠졌으며 유교계도 재단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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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imus@
1999-12-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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