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탐험] 소방공무원(2)

[공직탐험] 소방공무원(2)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1999-11-12 00:00
수정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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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 열어주다 도둑으로 몰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청주소방서 119구조대원인 강성중(姜成中)소방교의 96년 가을 경험담이다.

강소방교는 “평소에는 바로 위층에 양해를 구하고 베란다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나 늦은 밤이라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고 15층 옥상에 로프를 설치하고 내려가다 13층에서 웬 주민이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고 부엌칼로 로프를 끊으려 하는 바람에 혼났었다”며 “당시 신고는 주인이 열쇠를 사무실에 두고온 사소한 것으로 주민들이 119 이용을 신중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단순히 열쇠를 분실했다,아파트 내부에서 문을 잠가 놓은 채 잠이 들어 열어주지 않는다,집에 선풍기를 틀어 놓은 채 나왔으니 대신 좀 뽑아달라’는 등 ‘얌체 신고’가 전체 신고의 25% 정도나 된다.

서울시소방본부 이성묵(李成默)홍보실장은 “열쇠업자를 부르면 2만∼3만원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을 구조대에 연락한다”면서 “이런 작업을 하다 추락사고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는 대원들도 있다”고 말한다.

광주 동부소방서 김명수(金明洙)소방과장은 “부부싸움 끝에 119구급차를부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남의 부부싸움을 말리다 뺨을 얻어맞거나 취객을 구급차를 불러 집에까지 태워다 주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거부하다 심한욕설도 많이 듣는다”고 고충을 얘기한다.

경북 성주소방서 성주파출소 김영근(金泳根)소방사는 “한달에도 몇번씩 같은 병원에 사소한 상처로 구급차를 이용해 치료를 받으러 갈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환자 이송중에 친척에게 선물한다며 농산물을 구급차에 싣겠다는 경우도 있다”면서 “구급차를 자가용이나 택배차량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을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게다가 장난전화도 적지않다.서울시 소방본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9신고건수는 402만1,449건으로 장난전화가 62%인 248만380건이나 됐다.또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신고건수 275만6,777건의 52%가 장난전화였다.

지난해 114안내전화가 유료화되면서는 전화번호 문의전화 건수도 부쩍 늘었다.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고건수의 31.5%를 차지하던 문의건수는 올해에는 지난 8월까지 39%나 됐다.

이같은 사소한 요청이나 장난 신고는 소방대원들의 근무의욕을 감소시키는것은 물론이고 꼭 필요한 구조 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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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기자 eagleduo@
1999-11-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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