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선거 무관심과 ‘투표 경품’

[오늘의 눈] 선거 무관심과 ‘투표 경품’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9-10-09 00:00
수정 1999-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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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자치단체장 선거에도 경품이 등장했다.울산시 동구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28일 동구청장 보궐선거에 참가하는 유권자중 10명에게 추첨을 통해가전제품을 주기로 한 것이다.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사실 최근 지방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지난 8월19일 경기 고양시장 보선 투표율은 23.3%로 자치단체장 선거 사상 지난 96년 전북전주시장 보선때의 17.7%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9월9일의 광주남구청장(30.6%)과 용인시장(30.8%) 보선 투표율도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었다.도저농고(都低農高) 현상에 따라 10월2일의 함안군수(60.7%)와 5일의 남제주군수(67.8%) 보선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하락추세는 면치 못했다.지난해 6·4 지방선거 투표율도 52.6%에 불과,전국규모 선거로는 지난 61년 중앙선관위설립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지난달 16일 치러진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구의원 재선 투표율은 10.8%로 사상 최저였고 당선자는 유권자의 5.7%인 1,232표를 얻었을 뿐이어서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같이 저조한 투표율은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국민을 위한 정책개발에 몰두하기보다는 연일 으러렁대기만 하는 중앙 정치권이나,흑색선전과 인신공격 등으로 선거분위기를 망치는 정당과 후보,비리로 물러나는자치단체장들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선거를 외면하게 만든다.

그러나 정치권이 그렇다고 해서 유권자의 무관심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투표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원론적인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유권자들이 무관심해지면 공복(公僕)이어야 할 정당과 공직담당자들이 오히려 주인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하긴 선진국에서도 낮은 투표율이 일반화돼 있기는 하다.정치적 안정의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영국 정부는 얼마전웨일스 의회 선거에서 평균투표율이 30%에 그치자 전화투표제를 지방선거에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우리도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주인의식이다.우리 정치는 아직 유권자들이 선거를 경시해도 좋을 만큼 성숙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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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전국팀 차장jhkm@
1999-10-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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