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추석명절과 이산가족문제

[외언내언] 추석명절과 이산가족문제

장청수 기자 기자
입력 1999-09-23 00:00
수정 1999-09-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24일은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전통 민속명절인 추석이다.‘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 민족의 애환과 심성이 진하게 밴 최대의 명절이자 민족적 일체의식을 북돋아주는 세시풍속의날이다.우리의 중추절은 세계 어느 민족의 어떤 명절이나 의식에 비해서도손색이 없다.고향을 떠나 각처로 흩어졌던 형제자매와 친지들이 고향집에 모여 웃어른들을 모시고 차례를 지내는 중추절 행사는 우리 민족만이 간직하고 있는 미풍양속인 것이다.

바로 이같이 뜻깊은 명절이기 때문에 올 추석에도 3,200만명이라는 민족의대이동을 통해서 고향을 찾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추석은 민족공동체의 대축제라는 의미를 갖는다.우리 민족이 비록 분단상황이지만 추석 명절을 통해서라도 민족의 정통성을 되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그리고 무엇보다시급한 것은 북에 고향을 둔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올 추석 명절에도 안타깝도록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산가족들이다.

분단의 고통 속에서 북에 두고 온 그리운 고향산천,부모형제들을 만나 보기 위하여 50여년 동안 피눈물로 기다려온 이산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한맺힌 사연은 분명 이 시대 이 민족의 최대 비극이 아닐 수 없다.이산가족문제는 북한의 성의와 실천의지만 수반되면 바로 해결될 수 있다.판문점 면회소 설치가 어렵다면 북한이 개방한 금강산 관광길에 혈육 상봉을 주선하는 방법도 고려될수 있다.이산가족문제는 오늘 못하면 내일 할 수 있고 올해 못하면 내년에할 수 있는 그런 한가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그렇게도 그리던 고향을 가보지 못하고 가족을만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서 모든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그들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이유 등으로 통일은 좀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인도적 견지에서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과 왕래는 하루속히 성사돼야 한다.

오늘의 비극적 분단은 민족의 뿌리 깊은 전통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도저히실현될수 없기 때문에 남북한은 하루속히 교류와 협력관계를 수립하여 추석과 같은 민속명절에서부터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아야 하겠다.그것은 바로 민족의 뿌리를 찾는 길이고 민족의 이질성을 극복하여 통일을 앞당기는 필연적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이산가족의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성의를 보여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장청수 논설위원
1999-09-23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