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무원가족](7)趙鍾奭·趙廷元 부자

[우리는 공무원가족](7)趙鍾奭·趙廷元 부자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9-09-01 00:00
수정 1999-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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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은 휴일이면 20여㎞씩 산악자전거를 달리는 외교관이 있다.조정원(趙廷元·44) 외교통상부 국제협약과장.애틀랜타 영사와 주필리핀대사관 경제참사,주일본대사관 정무과장을 지낸 중견 외교관이다.

조과장의 부친은 지난 88년 5월부터 89년까지 1년 동안 경찰 총수인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15대 국회에도 진출했던 조종석(趙鍾奭·69)전 의원.

조과장이 공직생활중 어려움에 맞닥뜨릴 때마다 떠올리는 일화가 있다.초등학교 때였다.어디에선가 걸려온 전화 한통에 어머니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가 크게 다쳤다는 전화였다.청와대 폭파 밀명을 받고 침투했다가 생포된 김신조 일당을 취조하는 도중 한명이 자폭하는 바람에 그 파편을 맞았던 것이다.

어린 마음에도 “공직이란 간단한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가슴깊이 새겨졌다.

이후 그는 외무고시에 합격,지난 80년부터 외교 일선에서 뛰고 있다.주필리핀대사관 참사관 시절 얘기다.그는 우리 어선 한척이 영해침범으로 억류되는 사건을접했다.

폭풍으로 인한 긴급피난이라는 점을 파악한 그는 필리핀 당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였다.일과시간 이후에도 필리핀 외무부 관계자 집으로까지 전화를 걸어 석방을 집요하게 호소했다고 한다.어릴적 그 사건이 공인으로서 자세를 늘 새롭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을 법도 하다.

자라면서 조과장은 주로 대공업무를 맡았던 아버지와 집에서 식사를 같이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그런 까닭에 해외근무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많은 외교관직에 대만족이다.

관료로서 대를 잇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권고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조종석씨는 공직에 첫발을 내딛는 그에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청렴하게 생활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내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히 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는 고3년생 아들과 중3년생 딸을 두고 있다.그들이 스스로 택하지 않는한 굳이 공무원을 시킬 생각이 없다고 털어놓는다.다만 혹시 공직이 3대째로 이어진다면 진퇴를 분명히 할 줄 아는 공무원이 되라는 주문을 할 참이다.

부친도 동의대 사건의 책임을 지고28년여 정들었던 경찰복을 벗었다는 말을 덧붙인다.직군은 전혀 다르지만 부친의 공직생활은 조과장의 공직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구본영기자 kby7@
1999-09-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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