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홍순영 기자 기자
입력 1999-07-30 00:00
수정 1999-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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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1980년대 공산주의의붕괴로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인간의 지혜로 만들어낸 최선의 제도로 판정받았다고 진단하고,이데올로기 논쟁은 끝났으므로 이 양대축을 여하히발전·개선시켜 나가는가 하는 것이 역사의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보통선거,법치주의,견제와 균형,언론자유 등을 골간으로 하여 개인의 권리와 자유,그리고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최선의 제도라는 것이다.또 시장경제는 민간자율과 공정경쟁을 근간으로 경제활동을 시장의 수요공급의 원리에 맡김으로써 부의 창출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다른 어떤 제도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우리의 최대 국가과제는 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있다.시대를 앞서가는 선진국가들은 모두 예외없이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다.우리 나라도 이들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1997∼98년의 금융위기는 우리의 경제적·사회적 체질을 재점검하고,민간자율과 공정경쟁에 입각한 진정한 시장경제의 새 틀을 짜는 구조개혁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우리는 1960년대에 경제개발에 착수하면서 시장경제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이제 비로소 그 기본틀을 짜고 있으니 시장경제의 실현은 참으로 긴 체제형성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는 완벽한 이상형의 틀이 있는 것은 아니다.다만 끊임없는 개선의 과정이 있을 따름이다.그래서 그 틀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른 유형을 가지고 있다.미국의 유형은 유럽대륙의 유형과 다르다.미국의유형은 자유에 중점이 있고 대통령중심제이며,유럽대륙의 유형은 평등에 중점이 있고 내각책임제 지향이다.

그러나 모든 유형은 두 가지 기본 전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그 첫째는 계약사상이요,둘째는 정직과 신뢰의 덕목이다.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는 계약사상과 정직의 덕목 위에서만 번창할 수 있기 ^^문이다.

명령과 복종으로 움직이는 독재사회는 굳이 정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러나 개인의 의지가 집합되어 움직이는민주사회는 사람들사이의 정직과 신뢰가 발전의원동력이다.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확률이 높은사회가 바로 민주국가요,시장경제라고말할 수 있다.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성숙도는 계약사상과 정직의 수준과 정비례한다.투명도지수,부정부패지수 등은 바로 그러한 평가표다.

어떻게해야 정직한 사회,계약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가.그 대답은 역설적이지만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원칙을 더욱 뿌리내리고 확산하는 일이다.이것은정부의 몫이기도 하고 사회구성원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정직하게 사는 운동,지연·학연·혈연을 넘어 계약과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자각과 실천이 모든 개인의 작은 생활권에서 있어야 한다.이러한 작은 운동이 모여 큰 흐름을 이루어 우리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굳건히 하는 힘이 되리라.
1999-07-3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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