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 ‘용가리’ 제작감독 심형래씨 인터뷰

17일 개봉 ‘용가리’ 제작감독 심형래씨 인터뷰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1999-07-15 00:00
수정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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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합니다.열심히 만들었는데 어떻게 평가될지 걱정입니다” 숱한 화제 끝에 2년6개월 여만에 오는 17일 모습을 드러내는 한국형 SF ‘용가리’를 제작 감독한 영구아트무비의 심형래.

오랫동안 신지식인 1호로 관심을 끌어온 그는 한국의 용을 괴물화한 ‘용가리’를 첫선 보이기에 앞서 출산을 앞둔 산모 마냥 못내 불안한 표정이다.다만 네티즌과 시민으로부터 많은 격려가 있어 힘을 얻고 있다.

“극장이 서울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이 중심이고 지방에는 굉장히 많습니다.

관심이 많은 만큼 흥행성공으로 보답해야 할 텐데…” 이 영화는 개봉 상영관수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전국 100여 개극장에서 개봉한다.한국영화사상 최대 흥행기록을 세운 ‘쉬리’의 70여개보다 훨씬 많다.서울에서는 객석이 3,800석이나 되는 세종문화회관을 잡았고 지방 극장 숫자도 압도적이다.

영화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심형래와 그의 직원 120여명의 땀과 눈물이 녹아있다.돈도 100억원이나 들었다.

심형래는 그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전통적인 영화인이 모인 충무로에서는 아직도 그의 평판이 좋지 않다.신지식인으로 지목된 이후 더욱 “힘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는 얼굴이 이상하더라구요.병원에 가보니 신경을 많이 써 얼굴근육이 마비가 됐대요.이제는 거의 다 나았어요.며칠씩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고 밤이면 잠깐 집에 들어와 내복을 챙겨 다시 나가곤 했어요.애를 안으면 낯이설다고 마구 울어요.그럴 수록 여기서 질 수 없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평론가나 충무로 관계자들 모두 14일 처음 이 영화를 봤다.미국에서 디지털 작업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필름이 10일에야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이다.이들은 한국영화로서는 이런 류의 영화가 처음이어서 관객의 반응을 봐야겠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들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수천년간 땅속에 묻혀있던 용가리가 인간에 의해 발굴되면서 생명을 되찾고 외계인이 지시하는 대로 도시를 파괴한다.그러나 이 용가리는 어느날 ‘개과천선’하고 외계인은 이어 새로운 괴물을 보내 용가리를 죽이도록 하는데….

“이 영화는 20∼30대가 아니라 어린이가 타겟입니다.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와 맘껏 박수치고 환호하다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가족영화이지요“ 심형래가 용가리를 만든 이유는 분명하다.한국의 것으로 세계에서 승부를내자는 것이다.“우리는 영웅이 없습니다.일본을 보세요.고질라는 그들이 40여년 이상 가꿔온 영웅이예요.그들은 고질라를 수천만달러에 미국에 팔았고미국이 그 것을 영화로 만들었어요.우리도 한국의 용을 ‘용가리’로 만들어 그렇게 하려는 거예요” 심형래는 기술축적에 자부심이 크다.“한번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한국에서 누가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겠습니까.앞으로 2001년쯤 2탄인‘이무기’가 나오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입니다.이번은 시작일뿐예요” “딜메모 형식으로 전세계에 4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거짓말이다.딜메모란 그런 형식의 계약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배급사와 2,000만달러에 세계배급권을 협의중이다” “그럴 리가 없다.미국 메이저는 지금까지 미완성작을 놓고 논의한 적이 없다” 등등.‘용가리’를 둘러싸고 심형래와 충무로 사이에는 이런 말이 끊임없이 오갔다.이는 제작이 자꾸 늦어진 탓이다.또한 영화계의 특성상 계약과정이 불투명한 이유도 있다.아직도 심형래는 “메이저사와 본격협상중”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오로지 연말쯤 전세계에 배급된다고 말한다.어쨌든 새로운 형식의 영화로 세계무대로 진출하겠다는 심형래의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박재범기자 jaebum@
1999-07-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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