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5월이 가고 녹음 짙은 6월이다.그런데 해마다 오가는 5월과 6월이왜 아직도 우리에게는 계절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찾아오는지….
5월 하면 61년 5·16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 5월 민주항쟁이 떠오른다.한국 현대사에서 5월은 우리에게 두 번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를 안겨준 달이다.
그리고 6월은 50년 6·25전쟁의 비극과 87년 ‘6월항쟁’의 환희를 교차시킴으로써 우리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현재 우리는 6월항쟁 12주년을 맞고 있고 시민·사회단체 및 각계 인사들이시국선언과 기념식, 시민달리기 대회, 민주대합창 1999 등 갖가지 행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념행사의 규모만큼이라도 우리가 지난날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젊음을 불사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위로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유가족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고인들의 명예회복을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6개월 이상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의 농성투쟁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 ‘민들레-한많은 어버이의 삶’이최근 한 독립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돼 필자는 이 영상물을 지난 8일 민언련회원들과 함께 명동성당 구내 땅바닥에 앉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없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이후,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즐거운 일이 있어도 웃음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열사들의 어버이와 유족들이그 ‘잿빛 삶’도 부족하여 아직까지도 노숙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찾아가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손수건을 꺼내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비로소이 땅에 진정한 민주의 꽃이 활짝 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 이 메마른 땅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과 스캔들의 바닥에는 일부 상류계층의 개인주의와 출세주의가 깔려 있다.
최근 국민들의 여론을 들끓게 한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노조 파업유도’ 발언만 해도 그렇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아직도 ‘공안사건’ 차원으로 다루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참으로개탄스러운 점은 그러한 ‘공작’이나 ‘탄압’을 마치 큰 공적이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고위 공직자들의사고방식이다.
설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긴다 할지라도,우리 사회는 해고에 대한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공안 공작’ 의혹에 대해 김대중대통령이 국정조사권 발동에 동의한것은 환영할 일이다.그런데 국정조사가 착수되기도 전에 언론들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래서는 정말 안된다.여야 모두가 작은 절차로 티격태격하기에 앞서,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저울질하기 앞서,이번에야말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한번 제대로 밝혀보자는 대승적인 합의부터 하라.
적당한 폭로와 적당한 은폐,또는 흥정,혹은 당리당략으로 국정조사가 요식행위로 끝난다면 국민들의 정치불신,국회불신은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다.
6월항쟁 12주년,지금 우리의 민주화는 민주화운동 때문이거나 IMF 때문이거나 간에 고통의 눈물에 젖은 무수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줄 따뜻한 손수건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사회의 온갖 음습한 모순과 비리구조에 대한 진실한 원인규명과처방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成 裕 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5월 하면 61년 5·16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 5월 민주항쟁이 떠오른다.한국 현대사에서 5월은 우리에게 두 번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를 안겨준 달이다.
그리고 6월은 50년 6·25전쟁의 비극과 87년 ‘6월항쟁’의 환희를 교차시킴으로써 우리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현재 우리는 6월항쟁 12주년을 맞고 있고 시민·사회단체 및 각계 인사들이시국선언과 기념식, 시민달리기 대회, 민주대합창 1999 등 갖가지 행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념행사의 규모만큼이라도 우리가 지난날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젊음을 불사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위로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유가족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고인들의 명예회복을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6개월 이상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의 농성투쟁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 ‘민들레-한많은 어버이의 삶’이최근 한 독립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돼 필자는 이 영상물을 지난 8일 민언련회원들과 함께 명동성당 구내 땅바닥에 앉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없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이후,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즐거운 일이 있어도 웃음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열사들의 어버이와 유족들이그 ‘잿빛 삶’도 부족하여 아직까지도 노숙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찾아가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손수건을 꺼내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비로소이 땅에 진정한 민주의 꽃이 활짝 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 이 메마른 땅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과 스캔들의 바닥에는 일부 상류계층의 개인주의와 출세주의가 깔려 있다.
최근 국민들의 여론을 들끓게 한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노조 파업유도’ 발언만 해도 그렇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아직도 ‘공안사건’ 차원으로 다루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참으로개탄스러운 점은 그러한 ‘공작’이나 ‘탄압’을 마치 큰 공적이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고위 공직자들의사고방식이다.
설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긴다 할지라도,우리 사회는 해고에 대한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공안 공작’ 의혹에 대해 김대중대통령이 국정조사권 발동에 동의한것은 환영할 일이다.그런데 국정조사가 착수되기도 전에 언론들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래서는 정말 안된다.여야 모두가 작은 절차로 티격태격하기에 앞서,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저울질하기 앞서,이번에야말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한번 제대로 밝혀보자는 대승적인 합의부터 하라.
적당한 폭로와 적당한 은폐,또는 흥정,혹은 당리당략으로 국정조사가 요식행위로 끝난다면 국민들의 정치불신,국회불신은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다.
6월항쟁 12주년,지금 우리의 민주화는 민주화운동 때문이거나 IMF 때문이거나 간에 고통의 눈물에 젖은 무수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줄 따뜻한 손수건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사회의 온갖 음습한 모순과 비리구조에 대한 진실한 원인규명과처방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成 裕 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1999-06-19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