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보문화센터 李得炯씨-시민 눈높이로 행정감시 활동

청년정보문화센터 李得炯씨-시민 눈높이로 행정감시 활동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9-04-24 00:00
수정 199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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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시청이나 구청에서는 말쑥한 양복차림에 007가방을 든 한 남성이자주 눈에 띈다.민원서류를 떼는 일도 있지만,공무원을 상대로 시시콜콜한질문을 하거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해 기자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민원실 창구 공무원에게는 이제 익숙한 얼굴이 되어버린 단골손님.청년정보문화센터에서 행정감시운동을 펼치는 이득형(李得炯·35·영어강사)씨다.

이씨가 행정감시에 나선 것은 올 1월부터.이씨가 몸담고 있던 청년정보문화센터(소장 김형주)에서 올해 사업목표로 ‘반(反)부패’를 내세우면서 이씨가 그 실천사항으로 공무원의 친절도를 조사하자고 제안했다.청년정보문화센터는 80년대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 간부였던 학생운동권출신이 조직한시민단체다.

자칫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부패와 친절’문제에 대해 이씨는 “공무원이 친절해진다는 것은 자신을 낮춘다는 의미”라면서 “부패방지법이없어서 부패가 없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자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모니터 요원 10명과 함께 서울시청과 26개 구청을 대상으로 120여개 항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주로 전화나 인터넷 민원의 처리,정보공개요구에 대한 답변,공무원의 근무자세 등이다.

이같은 조사는 행정자치부나 서울시에서도 해왔지만,관료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이씨는 주장한다.따라서 행정감시단의 조사는 철저히 시민의 눈높이를 따른다.유모차 통행의 편리함부터 화장실 청결도까지.이같은 지적에대해 ‘사소하다’는 반응도 많지만,바로 그것이 관의 시각이라고 말한다.

행정감시단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구로시민센터 등 소규모 시민단체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이씨는 이를 묶어 내년부터는 경찰서와 중앙부처까지 감시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씨가 감시활동을 하면서 얻은 소득 중의 하나는 ‘칭찬하고 싶은’ 공무원들을 알게 된 것이다.이씨는 “때로 공무원들의 폭언도 있었지만,그보다는 우리의 활동을 응원해주고 인터넷상으로 지적한 사항에 대해 며칠에 걸쳐잘못을 시정한 뒤 감사하다는 답변을 해준 공무원도 있다”면서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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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기자 seoa@
1999-04-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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