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 신파극에 시골장터 울고웃고…/’아빠의 청춘’ 기획 김학민씨

악극 신파극에 시골장터 울고웃고…/’아빠의 청춘’ 기획 김학민씨

이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9-04-13 00:00
수정 199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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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극 ‘아빠의 청춘’이 경기도 일대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주최로 극단 아리랑은 지난 3일부터 5일장 장터,지역축제,길거리 등 이른바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악극의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

‘악극 바람’은 남양주시 진접읍에 이어 성남 모란장,평택 안중장을 휘감은 뒤 11일 경기도청 잔디마당에 안착했다.

먼저 극단 아리랑의 풍물패가 마당을 돌면서 경쾌한 리듬과 민요로 흥을 돋군다.다음 대중가요 ‘불효자는 웁니다’가 구성지게 울려퍼지면서 무대는신파조로 바뀐다.

“사는게 힘드시죠.우리 한판 놀아보면서 시름을 잊어버립시다” 각설이(이홍근)가 나와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갑자기 객석에서 취객이 소주병을 든채 뛰어 나온다.그러나 관객의 술렁거림은 잠깐.아빠 김달식 역을 맡은 배우 김기천의 연기임을 알아차리고는 장터는 웃음바다로 바뀐다.

“나가 ‘대한민국 김달식’이여.비록 지금은 아침은 안먹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못먹을 계획이지만 한땐 잘나가던 사람이여.사연하면 나도 ‘한사연’하는데 여기 있는 분들이 들어줄텨?” 남녀노소의 박수 속에 실직,장사실패,부랑생활 등 김달식의 애절한 사연이실타래를 풀어나간다.IMF 관리체제 이후 부쩍 늘어난 ‘인생유전’이다.단순한 줄거리이지만 살갗에 다가오는 절실한 내용들이다.

노숙중인 남편을 찾아나선 아내(오연실)의 고생담과 아들(송태성) 딸(김지희)의 철없던 얘기가 이어지면 관객의 코끝은 절로 찡해진다.

“이렇게 좋은 날 웬 청승이여” 상봉한 가족의 ‘아빠의 청춘’합창은 졸아들었던 마음을 흐뭇하게 펴준다.단원들은 1.5t트럭을 이용해 만든 간이무대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로 흥을 이어 간다.‘밤이면 밤마다’‘포이즌’‘소양강 처녀’ 등의 레퍼토리에 모든 연령층의 어깨가 들썩인다.

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대동놀이’.각설이가 엿장수 판을 꾸미고 풍물놀이가 뒤따르면 흥에 취한 관객들이 앞으로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 일쑤다.

아들과 손자 등 3대가 함께 찾아온 김학윤(65)할아버지 부부는 “옛날에 보던 악극과는 약간 다르지만 곧잘한다”면서 “내일도 구경할 생각”이라고말했다.

대동놀이 때 가장 앞서 뛰어나가 ‘썰렁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김영희주부(35)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즐거운 자리”라며 “이런 무대가 자주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1시간30분이 짧다는듯 여기저기서 “더 해요”라는 고함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아리랑패는 다음 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연출을 맡은 김명곤씨는 “예술성 강한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과 ‘만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서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02)741-5332 - ‘아빠의 청춘' 기획 김학민씨 “경기도의 31개 시군은 문화를 누리는 데에서는 편차가 심합니다.문화 취약지구에 ‘문화 복지’의 작은 불꽃을 지피려는 뜻에서 악극의 도내 순회공연을 시작하게 됐습니다.김명곤씨와 그의 아리랑극단이 없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아빠의 청춘’의 순회공연을 기획한 숨은 공신인 김학민 경기도문화재단문예진흥실장(51).도서출판 학민사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황석영 임진택 등과 민족문화협의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되살려 이번 무대를 꾸몄다.

“기존 공연은 앉아서 관객을 기다리는 일방적 형식이었지요.이같은 관행을 벗어나 소외된 ‘문화 수요자’를 찾아나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한 것입니다”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특히 장터에선 ‘인기 캡’이었다.‘5일장의 제왕’인 성남 모란장에선 1,000여명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장터 상인과 시민들이 돈을 내 고사(告社)에 참석할 정도였다.1주일동안 ‘입소문’이 퍼지면서여기저기서 출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만큼 시골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굶주렸다는 뜻이겠죠.기껏해야 텔레비전이나 보고 술 한잔 하는 정도의 놀이밖에 없는 이들에게 이번 무대는 흥겨울 수밖에 없지요” 유랑극의 생명은 즉흥성.주요 관객인 행인이 얼핏 보고 그냥 지나가면 일단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아빠의 청춘’은 달랐다.김실장은 그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단한 작품은 아닙니다.그럼에도 반응이 좋은 이유는 ‘서민의 냄새’에 있습니다.아파트단지에 사는,현대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밑바닥 인생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았지요.그래서 관객의 호응이더 뜨겁게 나타납니다” 이어 “원래 10월말까지 50회를 계획했는데 상반기 중에 50여곳을 다 돌고공연횟수를 더 늘릴려고 합니다.그래도 공연 요청을 다 채울 수 없을 정도입니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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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기자
1999-04-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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