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길 전 고려대교수 한국사며칠 전 일본총리 오부치 게이조가 와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적극적 화해정책이란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만)을 지지하면서 이른바 21세기 한·일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김대중정부의 대북한 정책이 적극적인 화해정책으로 돌아섰다는 일도 중요하지만,그것을 미국이나 일본에 권하고 또 동조하게 한다는 것은 한반도문제 해결에 있어 남북 당국 대화를 위한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역사는 항상 변하게 마련이라 해도,20세기 100년의 세월이 동아시아사 정세를 얼마나 크게 바꾸어 놓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100년전 일본은 이른바 탈아론(脫亞論)을 내세우면서 재빨리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를 배워 한반도를 강점하고 중국을 침략하고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가 결국 패전했다.
패전한 일본은 한때 미국에 점령됐다가 독립은 했지만,아직도 그 핵우산 아래 있으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한편 한반도는 일본의 강제 점령에서 해방되면서 남북으로분단됐다.그러나 한국과중국 및 일본과의 국교는 회복했으나 북한과 일본은 아직 국교가 성립되지못하고 있다.
21세기의 일본이 탈아론 이전과 같이 한반도지역 및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국가의 하나로 돌아올 것인가,아니면 계속 탈아론적 처지를 견지하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그것은 또 21세기에 들어가서 한반도지역이 어떻게 통일될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다.
한반도지역이 한·미·일 3각구도의 연장선상에서 통일될 경우 일본과 한반도지역은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며,특히 한반도지역은 미국과 일본세력이 중국 및 러시아 세력과 대립하는최전방지역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현실적으로 다소 가능성이 희박해졌지만 한반도지역이 조·중·러 3각구도의 연장선상에서 통일될 경우도 일본은 한·중·러 대륙세력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21세기에 들어가서 한반도지역의 평화로운 통일과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의평화로운 발전을 위해 동아시아지역의 새로운 결속이 필요하다.그것을 위해서는 일본이 다시 확실한 동아시아국가로 돌아오는 일과 한반도지역의 ‘균형성 있는’ 통일,구체적으로 말해서 한반도지역이 해양세력 미·일쪽에도치우치지 않고 대륙세력 중·러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통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세기의 세계사가 과거처럼 민족국가끼리의 대립 상황으로 가기보다 민족국가의 벽을 낮추면서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갈 가능성이 크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런 문제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이즈음 일본의 다소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연대 수립을 말하는 것을 더러 들을수 있다.
대동아공영권 ‘원죄’를 가진 일본인들이 그런 말을 먼저 하고 다니는 것이 못마땅하지만,유럽공동체나 북미공동체나 동남아공동체가 굳어져 가는 것을 보면 21세기 동아시아와 세계평화 증진을 위해 동아시아공동체의 성립이바람직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만하다.그러나 거기에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고 하겠다.
그 하나는 일본이 탈아론적 논리에서 확실하게 벗어나고 과거의 침략 사실을 정확하게 가르쳐 분명한 동아시아국가로 돌아오는 일이며,둘째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다리처럼 걸려 있는 한반도지역이 그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 있는’ 통일을 이루는 일이라 하겠다.
[姜萬吉 前고려대 교수·한국사]
역사는 항상 변하게 마련이라 해도,20세기 100년의 세월이 동아시아사 정세를 얼마나 크게 바꾸어 놓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100년전 일본은 이른바 탈아론(脫亞論)을 내세우면서 재빨리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를 배워 한반도를 강점하고 중국을 침략하고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가 결국 패전했다.
패전한 일본은 한때 미국에 점령됐다가 독립은 했지만,아직도 그 핵우산 아래 있으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한편 한반도는 일본의 강제 점령에서 해방되면서 남북으로분단됐다.그러나 한국과중국 및 일본과의 국교는 회복했으나 북한과 일본은 아직 국교가 성립되지못하고 있다.
21세기의 일본이 탈아론 이전과 같이 한반도지역 및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국가의 하나로 돌아올 것인가,아니면 계속 탈아론적 처지를 견지하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그것은 또 21세기에 들어가서 한반도지역이 어떻게 통일될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다.
한반도지역이 한·미·일 3각구도의 연장선상에서 통일될 경우 일본과 한반도지역은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며,특히 한반도지역은 미국과 일본세력이 중국 및 러시아 세력과 대립하는최전방지역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현실적으로 다소 가능성이 희박해졌지만 한반도지역이 조·중·러 3각구도의 연장선상에서 통일될 경우도 일본은 한·중·러 대륙세력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한 미국의 군사적 전초기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21세기에 들어가서 한반도지역의 평화로운 통일과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의평화로운 발전을 위해 동아시아지역의 새로운 결속이 필요하다.그것을 위해서는 일본이 다시 확실한 동아시아국가로 돌아오는 일과 한반도지역의 ‘균형성 있는’ 통일,구체적으로 말해서 한반도지역이 해양세력 미·일쪽에도치우치지 않고 대륙세력 중·러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통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세기의 세계사가 과거처럼 민족국가끼리의 대립 상황으로 가기보다 민족국가의 벽을 낮추면서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갈 가능성이 크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런 문제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이즈음 일본의 다소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연대 수립을 말하는 것을 더러 들을수 있다.
대동아공영권 ‘원죄’를 가진 일본인들이 그런 말을 먼저 하고 다니는 것이 못마땅하지만,유럽공동체나 북미공동체나 동남아공동체가 굳어져 가는 것을 보면 21세기 동아시아와 세계평화 증진을 위해 동아시아공동체의 성립이바람직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만하다.그러나 거기에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고 하겠다.
그 하나는 일본이 탈아론적 논리에서 확실하게 벗어나고 과거의 침략 사실을 정확하게 가르쳐 분명한 동아시아국가로 돌아오는 일이며,둘째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다리처럼 걸려 있는 한반도지역이 그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성 있는’ 통일을 이루는 일이라 하겠다.
[姜萬吉 前고려대 교수·한국사]
1999-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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