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여기가 여권운동하는 자립니까”

[굄돌]”여기가 여권운동하는 자립니까”

유지나 기자 기자
입력 1999-03-22 00:00
수정 199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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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의 묘미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일을 만들고 풀어내는데 있다.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사회란게 남성의 세계이다.필자처럼 남성들속에서 일하다 보면 불현듯 너무 여성이 없다는 당연한 사실이 이상하게 보일 때가 있다.

며칠전 영화관련 모임이 있었다.영화와 매스컴등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어르신에 속하는 분들과 회의를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여러 사람을 추천하는안건이 나왔는데,가능하면 여성을 한두명 더 넣었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제안에 대해 “여자는 그만하면 됐어요.여기가 여권운동하는 자립니까?”란 말이 나왔다.잠시의 침묵.이런 분위기가 필자의 탓 같아서 당혹감을 느꼈다.

돌이켜 곰곰이 분석해보니 이런 농담같은 되쏘기 발언에는 의미심장하면서도 솔직한 (남성)사회의 법칙이 담겨있다.그것은 여권운동하는 자리는 따로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어떤 자리는 여권운동을 해선 안되는 것으로 정해져있다는 것이다.그걸 위반하면 안되는다는 것도 전제이다.그런데 과연 그런가.여성이 조금 더 의사결정에 참여했으면 하는 제안이 여권운동이라서 옳지않다면 도대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여성을 좀더 참여시켜 남녀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자는 것이 제자리를 못찾는 여권운동으로 매도되어도 되나? 이런 문제는 늘상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모든 조직과 집단을 남성이 늘 주도해야하고 과반수를 넘어 대다수여야한다는 것을 자명하게 인식하는 이 관습은 과연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나? 혹자는 말한다.여성을 발탁하려 해도자격을 갖춘 여성이 없다고.그럼 그런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했는지,왜이런 불균형한 현실이 나왔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고있는가? 그런 노력은 여권운동가만 해야 하나.그리고 그 여권운동이란 것은일상적인 모든 자리가 아니라 특별히 정해진 곳에서만 해야 하나? 필자는 이런 질문에 대해 공평하게 사고하고 공평하게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한 한국사회에서의 의식개혁이나 선진사회론은 허망하다고 생각한다.

1999-03-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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