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성 환경호르몬 대거 검출-여수앞바다

발암성 환경호르몬 대거 검출-여수앞바다

입력 1999-03-04 00:00
수정 199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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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씨프린스호와 사파이어호의 침몰 사고로 누출된 기름의 독성이 발암성 환경호르몬인 PAH류(다환방향족화합물)로 남아 바다와 땅 속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응용화학부 李鍾協교수 등 9명의 연구진은 3일 이같은 내용의 ‘여수·여천 해양환경 영향조사 2차연도 연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는 환경·사회단체 및 LG그룹 대표자들로 구성된 ‘LG그룹 유조선 사고 환경조정위원회’에 제출됐다.

연구진은 “97년 12월부터 1년 동안 사고 해역을 조사한 결과 바다밑 암석에는 96년 1차 조사때와 비슷한 양의 기름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또 “유출된 원유는 풍화 작용으로 생물학적 독성은 줄었지만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유류 독성물질인 PAH류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PAH류는 사고 지역의 어패류 체내에도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와함께 이 지역에 사는 생물로 옮겨가는 ‘생물농축 현상’도 발견됐다.

해안가 바위지대의 무척추동물군 조사에서는 조무래기따개비가 유류오염의영향을 심각하게 받았고,담치류,검은 큰따개비 등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에 함유된 유해성 화합물은 사고지역의 땅 속에 수직으로 스며들고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름 자체가 아니라 기름에서나온 유해 화학물질과 독성”이라면서 “기름을 제거했더라도 지속적으로 환경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PAH류는 독성 때문에 생물의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다.

햇볕에서는 독성이 10∼20배나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려면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린다.

한편 침몰 사고로 씨프린스호는 5,035t,사파이어호는 1,402t의 기름을 유출시켜 사상 최악의 바다 오염 피해를 냈었다.
1999-03-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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