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TV 프로그램 출연자에 ‘애정표현’강요 심하다

일부 TV 프로그램 출연자에 ‘애정표현’강요 심하다

허남주 기자 기자
입력 1999-02-27 00:00
수정 199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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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일부프로가 걸핏하면 출연자들에게 입맞춤을 강요해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 프로들은 연인과 부부는 물론,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까지 공개적인 ‘애정확인’을 주문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특히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에 편성된 이들 프로는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자칫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치 않을까 우려된다.

SBS‘기분좋은 밤-악마의 속삭임’과 KBS‘시사터치 코미디파일’,‘코미디 세상만사’의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와 ‘공처가를 찾아라’코너의 마무리는 예외없이 부부의 입맞춤과 포옹이다.“사랑한다고 하세요”는 기본.

“뽀뽀 한 번 하셔야죠”“껴안아주세요” 등 진행자의 주문은 끈질기다.요즘엔 아예 출연자들이 기다렸다는듯 키스신을 연출하고,심지어 껴안고 침대로 가는 장면까지 나온다.

이같은 출연자의 포옹과 입맞춤은 나이가 많든 적든 전혀 관계가 없다.20대를 위한 미팅프로는 물론,70∼80대 이상의 노부부도 이들 프로에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포옹과 입맞춤을 해야 한다.KBS‘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의‘서바이벌 미팅’과 SBS‘기쁜 우리 토요일’의 ‘내가 원하는 참사랑’에출연하는 신세대들의 경우 지나친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아 제작진까지 놀라게 한다.또 SBS‘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장수퀴즈’는 90대 노부부에게도 뽀뽀를 주문한다.덥석 포옹을 하는 노부부는 그래도 낫지만 “우린 그런 것 안해”라고 쑥스러워하는 노인들에게 애정표현을 강요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보기에 민망할 뿐이다.

“우리는 표현에 익숙하지 않다.더욱이 부부간 애정표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런 프로가 작은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노인들이라고 애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특히 가슴에 맺힌 것이 있는 할머니들에게 이런 기회는 의미가 있다”는 제작진의 설명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이와 다른 견해를 나타낸다.서미숙씨(39·성남시분당구 서현동)는 “뺨의 뽀뽀는 애교로 볼 수 있지만 아예 키스를 하는 커플들도 적잖아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민망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성의 개방을 부추기는 느낌이 들어 불쾌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모니터회 권수현 정책실장은 “애정표현이 강요되어선 안된다.특히 아내의 동의를 얻었다하더라도 부부간의 내밀한 부분을몰래카메라로 공개하는 것은 부부의 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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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南周yukyung@
1999-02-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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