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력 사업’ 전면 재검토를(사설)

‘방위력 사업’ 전면 재검토를(사설)

입력 1998-12-05 00:00
수정 1998-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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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와 부정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방위력개선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이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무기나 장비의 기종선정부터 도입,부품구매에 이르기까지 어느곳 하나 비리나 부정이 끼이지 않은 데가 없지 않느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32개 방위력 개선사업 중 29개 사업에서 부당사항들이 적발됐다.2달러 남짓한 부품을 300배 이상이나 비싸게 사들여 귀중한 외화를 낭비하는가 하면 국내 방산(防産)업체로부터도 바가지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음성정보 정찰기 도입은 기종과 장비가 모두 요구되는 성능에 맞지않고 기뢰부설함사업은 성능시험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일부 장비를 도입하여 작전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매년 국방예산의 30%에 해당하는 4조원 정도를 쓰고있는 방위력 개선사업을 눈을 감고 집행하고 있는지,아니면 알면서도 뒷거래로 적당히 넘기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감사 결과 또 한가지 놀랄 일은 문민정부 말기인 지난해 12월에는 대통령의 재가사항인 중기(中期)계획을 청와대의 축소지시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이 전결로 처리했다는 사실이다.당시 정권말기의 권력누수현상이 얼마나 심했던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지만, 방위력개선사업 집행이 기밀보안을 이유로 그동안 제멋대로였음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은 국제무기시장에서 이미 부정거래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수룩한 봉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결과 말고도 문민정부 초기 요란한 율곡사업특감이 있었고 지난 국정감사때는 UH60헬기 고가도입을 비롯,P3­C 대잠초계기 거액커미션,백두사업등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군 수사기관만 아니라 다른 사정기관들을 총동원해서라도 방위력 개선사업과 관련된 모든 부정과 비리의혹을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아울러 이 사업의 계획과 집행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여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 소지를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

말썽이 일어날 때마다 무기정보 수집능력이약하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변명만 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더 이상 아까운 혈세의 낭비를 없애야 할 것이다.방위력 개선사업의 비리가 계속되는 한 튼튼한 국방은 기대할 수 없다.

1998-12-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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