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불안속 月收 173만원으로 격감

실직 불안속 月收 173만원으로 격감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8-11-25 00:00
수정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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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라이프스타일 조사… 평균적 한국인 ‘대한씨’ 삶/저축·보험·옷값 등 줄여 내핍생활/“정치인·공무원 가장 못믿을 집단”/“우리국민 고난 슬기롭게 극복” 자긍심도

IMF 관리체제의 1년을 살아온 한국인의 평균적인 삶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매일은 전국의 성인 3,000명을 표본으로 1인당 무려 550여개에 이르는 설문을 통해 평균적인 한국인 ‘대한씨’를 찾았다.

그의 생활상과 모습은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50% 이상이 공통으로 보인태도와 함께 5개 이상의 분류 가운데 빈도수가 가장 높거나 35% 이상의 분포를 나타낸 태도를 모아 본 가상의 인물이다.

가장인 ‘대한씨’의 월평균 소득은 173만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42만원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저축·보험금·곗돈을 우선적으로 줄였고 옷값과 문화·레저비용도 줄였다. 경조사비도 4만∼5만원에서 3만원(51.7%)으로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난 여름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휴가도 못 갔다(42%).

그는 올해 들어 ‘돈이 없으면 행복해질 수가 없구나’(64.4%)하는 생각이 자꾸든다. 또 ‘현 직장에서 실직할지도 모르겠다’(37.1%)는 불안감마저 들기도 한다. 만약 실직한다면 임금은 낮더라도 재취업할 생각이다(72.3%). 그는 사회에서 성공하고 안 하고는 학벌이나 인맥,재력 혹은 가문보다는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다(64.2%)고 믿고 있다.

대한씨는 그러나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우리 국민들은 인내심이 강하고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민족’(58.5%)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IMF시대에 가장 존중돼야 할 덕목은 ‘사회구성원간의 협동’(58.8%)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IMF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려면 앞으로 4∼5년은 걸릴 것(41.5%)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평소 가장 믿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정치인’(78.2%)이라고 여기고 있다. 정치인과 우리 정치수준을 평가하라면 100점 만점에 38점밖에 줄 수 없다. 공무원의 성실도도 45점 정도밖에 줄 수 없으며 하위직으로 갈수록 불성실하다고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정리해고를 최소화하면서도경제회생이 가능할 것(54.6%)이라고 기대한다. 재벌은 소수의 주력기업으로 재편돼야 하며(72.4%) 실업위기 극복,취업난 해소 등 고용문제가 선결과제(61.9%)라고 본다.

눈발 날리는 퇴근길의 ‘대한씨’는 뜨끈한 정종 한 잔이 생각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곧장 지하철로 향한다.<李慶衡 논설위원 khlee@daehamaeil.com>
1998-1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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