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론 또 ‘고개’/구조조정과 정책 우선순위 놓고 ‘갈등’

경기부양론 또 ‘고개’/구조조정과 정책 우선순위 놓고 ‘갈등’

이상일 기자 기자
입력 1998-08-25 00:00
수정 1998-08-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부양 먼저­부실채권 급증하면 구조조정도 물거품/조정 먼저­신용경색 해소 않고 자금풀기는 무의미

실물경기가 급속 하락하면서 정부출연 및 민간 경제연구소들을 중심으로 경기부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정부나 개혁성향의 학자들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구조조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부양론이 제기되는 것은 무엇보다 수출이 이달 들어서도 두자릿수로 감소하고 도소매 판매율이나 산업생산등 내수 관련 주요 지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曺東徹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기진작으로 심각한 디플레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曺연구위원은 2분기 자산가격 하락률이 10%선이며 이는 연율로 거의 40%선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태에서 돈이 금융기관에 몰리고 있으나 금리인하나 대출은 이루어지지 않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曺위원은 말했다.

그는 본원통화의 경우 전년대비 마이너스 20%선으로 줄었다며 금리를 내리고 경기진작을 위해서라도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崔公弼 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실물경기 하강으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증가해 구조조정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崔팀장은 “현재 실물경제는 전 업종에서 위축되고 있다”며 “수출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공공투자등 내수진작으로 구조조정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만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나 개혁성향의 학자들은 부양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鄭雲燦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조정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경기부양이나 진작 운운하는 것은 문제”라며 “빨리 구조조정을 하는 것만이 빠른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鄭교수는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가 망하는 것은 틀림없다”며 “일부에서 세계 불황론까지 거론하며 경기진작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지금도 재무구조가 튼튼한 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부양론을 반박했다. 玄旿錫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구조조정 우선이라는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신용경색 상태에서 돈을 더 푸는 것은 의미없다는 것이다.<李商一 기자 bruce@seoul.co.kr>
1998-08-2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