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난로를 판다/김달호 두성전자 대표(굄돌)

사막에 난로를 판다/김달호 두성전자 대표(굄돌)

김달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4-30 00:00
수정 1998-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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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에서 선박까지’.사람과 마약을 빼고는 모든 제품을 수출한다는 종합상사 제도를 만든 것은 지금의 JP(김종필) 총리가 그전에 총리로 재임한 1975년이었다.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판다든지,맨발의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신발을 신기자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백출하였다.

나도 이때 상사주재원으로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다.낙하산을 타고 단신으로 뛰어내린 특공대원처럼 혼자서 진지(사무실)를 구축하고 현지인을 포섭(채용)하여 적진(시장)에 침투(진출)하는 일이었다.사막이 대부분인 리비아에 석유난로를 팔자는 의견을 본사에 보냈더니 “사막에 난로라니…”하고 의아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우여곡절 끝에 첫 주문으로 50만달러 어치를 받았고 그 다음해 단일 난로주문으로는 아마 최대인 7백20만달러(현환율 기준 약 1백억원)어치를,그리고 사막국가에 근무한 3년동안 총 1천4백만달러 어치의 난로를 팔았다.

세상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도 진심으로 원하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도저히 풀지 못한 문제를 꿈속에서 푼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진정으로 절박하게 원하고 노력하면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꿈이 현실로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IMF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다.그중에도 가장 많이 쓰러지는 조직체는 중소기업이다.자금줄이 거의 모두 막히고 이자는 배 가까이 뛰었으며 어음을 받으려는 데는 드물다.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바늘같은 구멍도 보이지 않는지 중소기업 사장들의 가출과 자살 기사가 자주 신문지상에 오르내린다.절망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사막에 난로를 파는 기백으로,수출로 나라를 일으켜 세운 투혼으로,“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뿐”이라는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옛날의 수출역군들이여!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수출전선으로 돌아가자.

1998-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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