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와 보건소/임영숙 논설위원(외언내언)

의사회와 보건소/임영숙 논설위원(외언내언)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8-02-26 00:00
수정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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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잭슨 대통령 시절(1829∼1837) 미국 의학계는 이른바 정규 의학과 비정규 의학이 대립했다.서부 출신의 첫 미국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은 선거권의 확대,농민과 중소기업의 이익 옹호 등 ‘잭스니언 데모크라시’로 불린 민주주의 정책을 펼쳤던 만큼 의학계에도 토속의학자(folk healer)들이 등장해 새로운 경쟁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당시 정규 의학자들은 환자들이 비정규 의학자들에게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배타적인 윤리 규칙을 만들어 고객을 통제하고 전국적인 의학협회를 창설했다.19세기말 유럽에서 들어온 과학과 의학을 토대로 그들의 입지는 강화됐고 결국 독점적 지위와 높은 수입 및 사회적 명성을 확보하게 된다.이 과정은 시장추진 모델에 의한 전문직 성립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전문직인 의사집단이 보건소를 향해 칼을 뽑아 들었다.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내 25개 보건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다시 보건소의 진료확대를 막기 위한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보건소는 방역활동이나 예방사업 등“본연의 업무”만 충실히 하고 병·의원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것이 서울시의사회 입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 이후 의사를 찾는 환자들이 줄어든데다 비싼 수입의료장비에 대한 환차손으로 많은 병·의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문을 닫는 병·의원이 속출하고 심지어 운영난으로 자살하는 의사까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에 반해 보건소는 환자가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보건소의 시설과 서비스가 향상된 결과다.고밀도 측정기 등 첨단 장비까지 도입되고 진료비는 병·의원의 3분의 1 수준이니 병·의원을 찾던 환자들이 보건소로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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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한 의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안타깝지만 국민 의료복지 확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보건소 진료를 서울시의사회가 막으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지역보건법에 따르면 방역활동이나 예방사업 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 대한 진료와 건강진단도 보건소 본연의 업무로 규정돼 있다.잭슨 대통령 시절 미국토속의학자들과 달리 보건소 의사들은 서울시의사회 구성원들과 같은 자격을 가진 의사들이기도 하다.전문직의 집단이기주의는 그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훼손할 뿐이다.
1998-0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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