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것이 좋다/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작은것이 좋다/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황병선 기자 기자
입력 1998-02-25 00:00
수정 1998-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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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리에 교통체증이 되살아나고 있다.지난 1주일전 휘발유 값이 모처럼 ℓ당 50원 내려가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시중에서 농담삼아 거론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몇 안되는 ‘업적’인 교통체증 해소가 물거품이 되는 판이다.

서울의 외교사절들까지 그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의아해 한다.2백만명 넘는 국민이 외환위기 극복에 동참하려 결혼예물 가락지까지 내놓는 ‘감동적’인 모습과 휘발유값이 불과 50원 내렸다고 너나없이 차를 몰고 나서는 행태는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이들이 같은 한국사람 맞느냐고 한다.

23일 저녁 식사자리를 함께한 선진국 외교관들은 요즈음은 매스컴이나 금모으기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직접 서울거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고 했다.교통체증뿐 아니라 고급식당은 붐비고 백화점 손님은 줄었지만 케이블TV의 쇼핑 채널을 통해 고가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늘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부유층이 남의 눈에 띄는 백화점 쇼핑은 피하는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까지 달았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 아닌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아파트나 자동차를 보자.선호도가 높던 대형아파트는 소위 IMF시대를 맞아 가격과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관리비가 싼 소형이 더 인기라는 보도다.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수도권 신도시의 대형아파트를 처분하고 대중교통이 편한 서울시내 소형아파트로 이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관리비·교통비를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가 60%나 줄어 생산 라인을 세우는 등 비명이다.그나마 팔리는 차의 70%가 경차와 소형차고 고급 대형차는 예년의 5% 판매에 그치고 있다.그래서 ‘30% 인하’라는 업계로선 끔찍스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중고차 시장에선 비싼 연료값 때문에 고객들이 중·대형차는 거들떠 보지도 않아 오히려 소형차값이 중·대형차 가격을 수십만원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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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천하태평이고 다른 한쪽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보이는 상치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위기에 둔감한 부류와 이제 본격화될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준비성있는 사람들로 분류해야 할까.나라 사정이야 어떻든 걱정없는 부유층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는 서민들로 구분하는 것이 옳을까.
1998-0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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