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동산 외국인에도 ‘세일’/시장 개방 임박

기업부동산 외국인에도 ‘세일’/시장 개방 임박

입력 1998-02-18 00:00
수정 1998-02-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자금난 타개노려 매물 300여건 내놔/다국적체인 ‘센추리21’·미 대사관 공동 설명회

“이제는 부동산 밖에 믿을 게 없다”

부동산시장의 개방이 임박한 가운데 17일 세계 최대의 다국적 부동산 체인인 ‘한국센추리21’이 서울 수송동 이마빌딩에서 미국 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업부동산 중개서비스 설명회’에는 150여명의 기업·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국내 굴지의 기업인 H·D·K·S사 등의 관계자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 행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국내 기업들이 자금난 타개를 위해 보유 부동산을 너도 나도 내 놓자 이를 외국자본으로 소화해 보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부동산은 다른 제품과는 달리 가공이 필요없고 있는 그대로 수출이 가능한 품목.외국에 판다고 그들이 가져갈 수도 없다.따라서 외국자본의 유입만 허용되면 더 없이 좋은 수출상품이자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벗어나게 하는 마지막 수단이다.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기업에서 온 관계자들은 설명 상황을 꼼꼼히 기록하고 판매절차와 법률·세무관계,무엇보다 ‘제값’을 받을 수있는 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설명에 나선 권오진 한국센추리21 사장은 “안정적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기업의 활동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면 그 돌파구를 부동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외국인과 부동산 거래를 원하면서 아직도 단순히 토지대장이나 등기부등본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기업이 많다”고 지적했다.특히 외국인과의 거래에서는 매수자(외국인)의 입장에서 모든 부동산정보가 가공되고 철저하게 준비되어야만 외자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한달 동안 우리 기업들이 내놓은 급매물만도 100여건(2조원규모)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때문인지 설명회장의 열기는 대단했다.한국센추리21의 안범준상무(50)는 “한국센추리에 접수된 국내 기업의 부동산만도 300여건,3조∼4조원 규모에 이른다”면서 “이 물건들을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부동산값기준으로 팔 수는 없고 20∼30%의 거품을제거한 뒤 외국인의 기준에 의한 적정한 가격으로 중개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육철수 기자>
1998-02-18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