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기 쉽고…난폭운전 줄고…인사도 받고…/IMF시대 택시 대변신

타기 쉽고…난폭운전 줄고…인사도 받고…/IMF시대 택시 대변신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8-01-14 00:00
수정 1998-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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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줄자 태도 급변… 서비스 경쟁하듯/기사들 “손님 준다” 요금인상도 반대/퇴직자들 취업늘어 친절운행 피부로

택시잡기가 쉬워졌다. 난폭운전도 줄었다.

경제난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지자 택시를 타던 사람들이 버스나 지하철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고학력 퇴직자 상당수가 택시기사로 취업하면서 승객에 대한 서비스도 한결 좋아졌다는 택시회사측의 설명이다.

얼마 전부터 서울 시내 택시정류장에는 대낮은 물론 출·퇴근시간대에도 승객을 기다리는 빈 차가 즐비하다.

한 밤중이면 종로,신촌,강남역 주변 등 번화가에서 펼쳐졌던 ‘승차전쟁’과 ‘합승행렬’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회사원 김탁현씨(30·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은 “빈 차를 잡기가 어려운자정 무렵에도 손만 들면 택시가 선다”면서 “내릴 때 ‘안녕히 가십시요’라는 인사까지 듣는 등 운전기사들이 친절해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기름값이 크게 올라 교통량이 적어지면서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과 요금도 줄었다. 김씨의 경우,강남에 있는 회사에서 집까지 예전에는 50분 가량 걸리면서 1만1천원을 냈지만 지금은 35분에 8천500원이면 된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수입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D운수 박모씨(35)는 “예전에는 사납금 6만7천원을 채우고도 5만원 가량남았지만 요즘은 사납금 채우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모범택시 기사 김모씨(43)는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승객 10명을 태우기가 힘들다”면서 “한때는 심야 취객을 상대로 재미를 봤으나 요즘은 부쩍줄어 술집 골목을 돌며 손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당수 택시기사들은 택시요금의 인상에도 반대하고 있다. 가뜩이나 승객이 없는 데 요금이 오르면 누가 타겠느냐는 것이다.

수입은 줄었지만 지난 해부터 퇴직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택시기사 지원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S택시 총무부장 박모씨(38)는 “본인들은 숨기지만 취업 희망자 가운데는 전직 공무원이나 기업체 간부 출신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모부처의 차관은 얼마 전 국내 굴지 그룹의 상무를 지낸 기사가 모는 개인택시를 탔다. 1년 전 4천5백에 개인택시 면허를 샀다는 이 기사에 따르면 자신이 가입한 개인택시기사 모임에는 대기업체 임원 출신 뿐만 아니라 일선 사단장 등 장군 출신도 10여명이나 된다는 것이다.<김경운·조현석 기자>
1998-01-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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