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가치에 동화된 유목민 팽창주의/흉노·투르크족 점령지 문화말살 한때 일뿐/불교·이슬람교·기독교문화권에 편입소멸
중앙아시아에서 시작한 기마술은 제국의 형성에 없어서는 안될 요인이었다.따라서 인류역사상 가장 방대한 대제국들이 중앙아시아에서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그 첫번째가 스키타이 세력이다.그러나 스키타이인들은 아직도 베일에 싸인 구석이 많다.그들은 도전적인 기마 집단으로서 여러 지역을 국지적으로 점거하면서 황금문화를 전파했다.그래서 하나의 통일된 정치체제로서의 제국이라고 부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진정한 대제국은 흉노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그 흉노라는 민족은 서양에서는 훈(Hun)으로 기록된다.기원전인 BC 318년 춘추전국시대 주나라의 5개국이 흉노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는 협정을 맺었다는 기록도 보인다.그리고 기원후인 AD 447년 유럽 훈제국의 아틸라 칸이 발칸반도에 제2차 원정을 시도한 일이 있다.그러자 동로마 황제 데오도시우스는 그의 재상 아나톨리우스를 보내서 이른바 ‘아나톨리우스 협정’을 맺었다.이 협정에는 ‘투나강 남쪽 5일 거리에 비잔틴(동로마제국) 병력을 두지 말고,양국 무역시장은 훈의 변경도시인 나이수스에 설치할 것’이 명시되었다.
○흉노의 강대제국 설명
또 비잔틴은 ‘전쟁 배상금으로 금 6000지브레(악 2천700㎏),그리고 연공을 3배 인상하여 금 2천100리브레(약 945㎏)를 낸다’는 조항도 들어갔다.이 협정내용은 흉노가 얼마나 강대한 제국이었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흉노와 같은 종족의 뿌리를 두고 그 뒤를 이은 제국이 투르크 또는 돌궐이다.‘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하나의 깃발 아래 복속시키겠다’는 것이 투르크의 정복 의도였다.따라서 그들은 유라시아 대륙을 물밀듯이 제압하면서 공전의 대제국을 이루었다.그러나 그 통치영역이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지정학적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분열되기도 하고 다양한 제국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그 대표적인 제국이 세계 제1차 대전까지 지속된 오늘의 터키공화국의 전신인 오스만 터키제국이다.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투르크족은 언제나 하늘님 텡그리를 신앙했다.그리하여 돌궐비문에 ‘나의 부친 카간과 모친인 하툰(카간의 비)은 하늘이 권좌에 앉혔다’.그리고 ‘하늘이 명하고,쿠트(하늘의 뜻)를 주었기 때문에 카간이 되었노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던 것이다.투르크의 생득적인 팽창주의는 이슬람 세계의 형성과 12세기 몽골 정복에 의하여 일대 도전을 받아자체 변용이 이루어진다.
몽골 제국역시 투르크의 기마제국이 지닌 전형적인 팽창주의 태도를 그대로 전수받았다.따라서 흉노,투르크,그리고 몽골 제국들은 한마디로 기마제국이다.항가리를 복속시키고 폴랜드를 함락시키던 몽골의 바투 칸의 다음 공격목표는 게르만이었다.이에 전 유럽이 풍전등화의 공포에 휘말렸다.그러나 1242년 초 몽골 황제 오고데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바투가 황제후계자 선출에 참여하기 위하여 몽골 수도 카라코룸에 가기 위해서 군대를 철수했다.이에 유럽은 뜻하지 않게 몽골의 침략을 피할 수 있었다.누가 역사를 예측할 수있단 말인가.
○생존차원서 영토 확장
흉노,돌궐,그리고 몽골 곧 원나라는 전형적인 유목민족의 기마 제국이었다.이들만큼 방대한 통치 영역을 가졌던 왕조나 국가는 아직 없다.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의 정복지역이나 로마제국은 비교가 될 수 없다.유목 기마민족은 방대한 초원을 차지하지 않으면 안된다.유목에 필요한 초원은 자주 가물기 때문에,더 넓은 초원이 필요했다.따라서 넓은 땅과 방대한 영토를 확보하는 것은 일종의 생존적 충동다.정복이라는 공간적 팽창주의는 그들의 생존을 위한 이념고,그 이념은 곧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이러한 팽창주의 꿈이 군사력으로 분출히여 공전의 대제국을 이루었다.
그처럼 강대했던 제국을 탄생시켰던 이념과 세계관들은 미구에 사라졌다.오히려 피정복민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복 유목민들이 받아들이게 되었다.그래서 정복유목민들이 역사에서 마치 사라진 것과 같이 보인다.예컨대 중국 중원에 들어온 서역인이었던 북위나 몽골 민족은 오래지 않아 중국의 길을 걸었으며,고창이나 구차국과 같은 위글 왕조는 조로아스터교나 불교에 개종했었다.그러나 대부분의 중앙아사아의투르크족은 후에 이슬람 국가가 되었으며,유럽에 정착한 훈과 쿠르크족은 기독교로 개종했다.따라서 오늘날 흉노나 투르크족은 이슬람이나 기독교 문화권으로 편입되어 외견상으로는 민족이 사라진 것 같이 보일 수도 있다.
불교,기독교,그리고 이슬람과 같은 고전종교들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과,그 안에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상사회를 이루는 방향을 제시했다.시대와 지역을 넘어선 보편적 이상과 꿈을 제시하는 것이다.이 보편적 이상과 세계관 앞에서 유목민족의 그 것은 너무나 소박하여 그 빛을 잃고 만다.투르크의 각 민족들은 보편적 세계관인 이슬람에 편입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팽창주의 이념 역사 파괴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가장 잘 보여준 종교는 불교가 아닌가 한다.불교는 어떤 군사력이나 정체세력에 기대지 않고 비단길을 따라 전세계로 퍼졌다.그리하여 불교의 이상과 세계관을 당나라와 멀리 신라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그러나 불교가 지나가던 비단길의 길목을 장악하고 교역을 주관하던 서역인 자신들은 그들의 고대 문화를 잃고 말았다.고전적 가치관이 팽창주의에 비해 역사에 보다 더 큰 힘을 실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비단길의 대 초원에 부는 모래 바람은 오늘도 우리에게 들려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21세기에 온 인류가 당면할 ‘무한 경쟁’은 기마제국의 공간적 팽창주의 이념을 재현한 것인지 모른다.팽창주의 이념은 인류역사를 파괴했을 뿐이다.그것은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진정한 가치관 속에서 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시작한 기마술은 제국의 형성에 없어서는 안될 요인이었다.따라서 인류역사상 가장 방대한 대제국들이 중앙아시아에서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그 첫번째가 스키타이 세력이다.그러나 스키타이인들은 아직도 베일에 싸인 구석이 많다.그들은 도전적인 기마 집단으로서 여러 지역을 국지적으로 점거하면서 황금문화를 전파했다.그래서 하나의 통일된 정치체제로서의 제국이라고 부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진정한 대제국은 흉노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그 흉노라는 민족은 서양에서는 훈(Hun)으로 기록된다.기원전인 BC 318년 춘추전국시대 주나라의 5개국이 흉노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는 협정을 맺었다는 기록도 보인다.그리고 기원후인 AD 447년 유럽 훈제국의 아틸라 칸이 발칸반도에 제2차 원정을 시도한 일이 있다.그러자 동로마 황제 데오도시우스는 그의 재상 아나톨리우스를 보내서 이른바 ‘아나톨리우스 협정’을 맺었다.이 협정에는 ‘투나강 남쪽 5일 거리에 비잔틴(동로마제국) 병력을 두지 말고,양국 무역시장은 훈의 변경도시인 나이수스에 설치할 것’이 명시되었다.
○흉노의 강대제국 설명
또 비잔틴은 ‘전쟁 배상금으로 금 6000지브레(악 2천700㎏),그리고 연공을 3배 인상하여 금 2천100리브레(약 945㎏)를 낸다’는 조항도 들어갔다.이 협정내용은 흉노가 얼마나 강대한 제국이었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흉노와 같은 종족의 뿌리를 두고 그 뒤를 이은 제국이 투르크 또는 돌궐이다.‘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하나의 깃발 아래 복속시키겠다’는 것이 투르크의 정복 의도였다.따라서 그들은 유라시아 대륙을 물밀듯이 제압하면서 공전의 대제국을 이루었다.그러나 그 통치영역이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지정학적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분열되기도 하고 다양한 제국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그 대표적인 제국이 세계 제1차 대전까지 지속된 오늘의 터키공화국의 전신인 오스만 터키제국이다.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투르크족은 언제나 하늘님 텡그리를 신앙했다.그리하여 돌궐비문에 ‘나의 부친 카간과 모친인 하툰(카간의 비)은 하늘이 권좌에 앉혔다’.그리고 ‘하늘이 명하고,쿠트(하늘의 뜻)를 주었기 때문에 카간이 되었노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던 것이다.투르크의 생득적인 팽창주의는 이슬람 세계의 형성과 12세기 몽골 정복에 의하여 일대 도전을 받아자체 변용이 이루어진다.
몽골 제국역시 투르크의 기마제국이 지닌 전형적인 팽창주의 태도를 그대로 전수받았다.따라서 흉노,투르크,그리고 몽골 제국들은 한마디로 기마제국이다.항가리를 복속시키고 폴랜드를 함락시키던 몽골의 바투 칸의 다음 공격목표는 게르만이었다.이에 전 유럽이 풍전등화의 공포에 휘말렸다.그러나 1242년 초 몽골 황제 오고데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바투가 황제후계자 선출에 참여하기 위하여 몽골 수도 카라코룸에 가기 위해서 군대를 철수했다.이에 유럽은 뜻하지 않게 몽골의 침략을 피할 수 있었다.누가 역사를 예측할 수있단 말인가.
○생존차원서 영토 확장
흉노,돌궐,그리고 몽골 곧 원나라는 전형적인 유목민족의 기마 제국이었다.이들만큼 방대한 통치 영역을 가졌던 왕조나 국가는 아직 없다.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의 정복지역이나 로마제국은 비교가 될 수 없다.유목 기마민족은 방대한 초원을 차지하지 않으면 안된다.유목에 필요한 초원은 자주 가물기 때문에,더 넓은 초원이 필요했다.따라서 넓은 땅과 방대한 영토를 확보하는 것은 일종의 생존적 충동다.정복이라는 공간적 팽창주의는 그들의 생존을 위한 이념고,그 이념은 곧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이러한 팽창주의 꿈이 군사력으로 분출히여 공전의 대제국을 이루었다.
그처럼 강대했던 제국을 탄생시켰던 이념과 세계관들은 미구에 사라졌다.오히려 피정복민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복 유목민들이 받아들이게 되었다.그래서 정복유목민들이 역사에서 마치 사라진 것과 같이 보인다.예컨대 중국 중원에 들어온 서역인이었던 북위나 몽골 민족은 오래지 않아 중국의 길을 걸었으며,고창이나 구차국과 같은 위글 왕조는 조로아스터교나 불교에 개종했었다.그러나 대부분의 중앙아사아의투르크족은 후에 이슬람 국가가 되었으며,유럽에 정착한 훈과 쿠르크족은 기독교로 개종했다.따라서 오늘날 흉노나 투르크족은 이슬람이나 기독교 문화권으로 편입되어 외견상으로는 민족이 사라진 것 같이 보일 수도 있다.
불교,기독교,그리고 이슬람과 같은 고전종교들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과,그 안에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상사회를 이루는 방향을 제시했다.시대와 지역을 넘어선 보편적 이상과 꿈을 제시하는 것이다.이 보편적 이상과 세계관 앞에서 유목민족의 그 것은 너무나 소박하여 그 빛을 잃고 만다.투르크의 각 민족들은 보편적 세계관인 이슬람에 편입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팽창주의 이념 역사 파괴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가장 잘 보여준 종교는 불교가 아닌가 한다.불교는 어떤 군사력이나 정체세력에 기대지 않고 비단길을 따라 전세계로 퍼졌다.그리하여 불교의 이상과 세계관을 당나라와 멀리 신라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그러나 불교가 지나가던 비단길의 길목을 장악하고 교역을 주관하던 서역인 자신들은 그들의 고대 문화를 잃고 말았다.고전적 가치관이 팽창주의에 비해 역사에 보다 더 큰 힘을 실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비단길의 대 초원에 부는 모래 바람은 오늘도 우리에게 들려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21세기에 온 인류가 당면할 ‘무한 경쟁’은 기마제국의 공간적 팽창주의 이념을 재현한 것인지 모른다.팽창주의 이념은 인류역사를 파괴했을 뿐이다.그것은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진정한 가치관 속에서 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1998-01-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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