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달러 붕괴(외언내언)

1만달러 붕괴(외언내언)

최택만 기자 기자
입력 1997-11-22 00:00
수정 199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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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1만달러시대가 무너지고 있다.1인당 국내총생산(GDP)1만달러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 95년.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은지 2년이 안돼 9천달러수준으로 내려 앉을 전망이다.올해 경제성장률 6%를 달성하고 물가상승률과 수출입물가를 감안한 종합물가지수인 GNP디플레이터를 3.2%로 가정할 경우 연평균 미 달러환율이 918원을 넘어서면 1만달러시대가 무너진다.

올들어 환율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성장률 6%를 달성해도 달러로 계산한 국민소득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소득 1만달러의 붕괴는 우리 국민이 지난 30여년동안 피와 땀을 흘려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충격과 허탈 및 자괴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착수한 지난 1962년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에 불과했다.가난을 유산으로 물려 받은 우리국민은 지난 30여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근면한 국민’(미국 뉴스위크지 77년 6월)으로 평가받을 정도로열심히 일해 1만달러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던 것이다.

그러나 1만달러시대가 도래되면서 국민의 근면성이실종되고 과소비(라는 새로운 병이 나타나면서 우리경제는 멍이 들기 시작했다.일본의 경제사가 나카무라 마사노리(중촌정칙)가 그의 저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에서 주창한 1만달러 올가미설이 현실화되었던 것이다.올가미설은 한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국민이 근로의욕을 잃고 위장실업이 만연하며,생산성이 저하되어 경제성장이 제동이 걸린다는 가설이다.

작년 9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사람들은 이제 월풀 냉장고를들여 놓고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고 비야냥섞인 보도를 한 바 있다.기업은 기업대로 외국에서 빚을 얻어 무모한 투자를 함으로써 작년도 국제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외국에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경제가 다시 일어서느냐,그대로 주저 앉느냐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이 국난을 타개하는 길은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고 절약하는 국민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1997-11-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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